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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유현진은 무의식적으로 신미정한테 눈길을 돌렸다. 신미정의 표정은 매우 덤덤했다.

“사모님이 물으시잖아.”

유현진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다가 답했다.

“잘 놀지 못해요.”

이에 백씨 사모님이 웃으며 말했다.

“너 같이 잘 놀지 못하는 아이가 좋아.”

이렇게 유현진은 이씨 사모님의 자리를 꿰차고 세 여인과 함께 화투를 놀기 시작했다.

화투를 놀던 중 백씨 사모님이 입을 열었다.

“오늘 종일 민서 얼굴을 보지 못했네. 얘가 어디 간 거지? 올해 졸업하는 거 맞지?”

진씨 사모님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민서가 갈 데가 어디 있겠어. 네 조카 보러 사무소로 갔겠지. 아니면 네가 형수 부부한테 말하고 두 사람 사이를 이어줘 봐. 두 애가 결혼하면 넌 미정 언니랑 사돈 사이가 되는 거야.”

이에 백씨 사모님이 대꾸했다.

“형수가 민서를 아주 예뻐해.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 그런데 강운이 생각을 모르겠어. 평소 점잖은 놈이라 말도 잘 통하지만 자기가 한번 결심한 건 절대 바꾸지 않는 성격이야.”

“감정은 천천히 쌓이는 거지. 우리 모두 그렇게 살아온 거 아니야?”

진씨 사모님이 말했다.

이때, 신미정이 담담하게 말했다.

“민서는 아직 어려. 급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

유현진은 화투에 집중하고 있는 듯해 보였지만 귀를 쫑긋 세우고 세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쓰리고!”

진씨 사모님이 활짝 웃었다.

“오늘 운발이 잘 따라주네.”

백씨 사모님이 고개를 들고 쯧쯧거렸다.

“진짜 놀 줄 모르네. 이렇게 놀면 돈을 남한테 퍼주는 거야.”

돈을 따 기분이 좋은 진씨 사모님은 얼른 유현진을 쉴드했다.

“우리랑 처음 노는 거잖아. 이제 몇 판 더 놀다 보면 손에 익을 거야.”

유현진은 학창시절 이후로 처음 화투를 쳐봤다. 그 당시 그녀는 기숙사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파티하러 갔었다. 그날 생일이었던 친구는 어릴 때부터 화투 치는 걸 좋아해 친구들을 이끌고 밤새 화투를 놀았다. 유현진은 그때 처음으로 화투 노는 법을 배웠었다.

그러나 학교에서 졸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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