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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유현진은 그의 말 대로 패 한 장을 집어 들었다. 점수가 높은 패였다. 강한서가 아무 말이 없다는 건 정확한 선택을 했다는 뜻이었다.

진씨 사모님은 화투패를 살피다가 패 한 장을 던졌다. 유현진은 자기 차례가 다가오자마자 또다시 비를 던지려 했다.

“그 송학은 뒀다 뭐 할 거야?”

강한서의 말에 유현진은 그를 힐끔 째려보고 그의 말 대로 송학으로 점수를 땄다. 그의 말을 하찮게 생각하던 유현진은 패 하나를 집어 들고 깜짝 놀랐다. 또다시 점수 딸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현진아, 네 차례야.”

진씨 사모님이 다그쳤다.

유현진은 망설이다가 낮은 소리로 답했다.

“네.”

그러나 진씨 사모님은 그녀가 던지는 패를 보고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야? 너한테 왜 그게 있어?”

이에 다른 사모님들의 눈길이 일제히 유현진이 던진 패로 향했다.

“어쩐지 안 잡힌다 했어, 다 너한테 있었네.”

진씨 사모님이 비꼬듯이 말했다. 그녀는 오늘 기운이 좋다는 생각으로 계속 돈을 딸 생각이었지만 모든 점수가 유현진한테 쌓였다.

유현진은 단번에 네 판에 딸 돈을 따게 되었다. 출발이 순조로우니 다음 판도 패가 척척 잘 붙었다. 돈을 따기 시작하니 그녀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기 시작했다.

강한서는 그녀의 뒤에서 이따금씩 한 단어로 제시하며 그녀를 도와줬다.

판이 이루어질수록 진씨와 백씨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특히 진씨 사모님은 방금 딴 돈을 도로 내놓게 되었다. 게다가 유현진은 파죽지세로 계속 이겨나갔다.

“오늘은 여기까지 해.”

신미정이 눈치를 보다가 입을 열었다.

“너무 오래 앉아있으니까 다리가 다 저리네. 이제 거실에 가서 차나 마시며 수다나 떠는 게 어때?”

진씨 사모님은 한숨을 푹 내쉬고 몸을 일으키려던 찰나 강한서가 그녀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사모님, 마지막까지 계산을 끝내야죠.”

진씨 사모님은 난처했다. 그녀는 떼먹으려는 생각이 없었지만 강한서가 입 밖으로 꺼내니 창피함이 몰려왔다.

신미정이 눈살을 찌푸렸다.

“조금 있다가 해. 일단 차나 마시며 쉬어.”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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