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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해킹

정희민은 시선을 거두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무겁게 가라앉은 차 안의 분위기에 정유준은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평소에 바쁜 일정 때문에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적어서 몰랐는데, 어제 세준이와 세희를 만나고 난 후에야 희민이가 조금 이상하다고 느껴지기 시작했다.

말수도 적고, 잘 웃지도 않고, 심지어 목소리에도 기운이 없고 침울한 느낌을 줬다.

예전에는 희민의 성격이 자신을 닮아서 그런 것이라고 여겼지만, 그간 양다인의 학대로 인해 어쩌면 자폐적인 심리로 변했다는 것을 알았다.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희민을 보고 정유준은 정신과 의사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아이한테 정말 심리적인 문제가 생겼다면, 절대 그 악랄한 양다인을 가만두지 않을 생각이다.

이때 갑자기 울리는 휴대폰 소리가 정유준의 생각을 끊었다.

그가 전화를 받고 입을 열기도 전에 상대방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 대표님, 큰일 났습니다! 회사 네트워크가 해킹당한 것 같습니다!”

정유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나한테 전화할 시간에 차라리 서둘러 복구하는 게 효율적이지 않겠어?”

“정 대표님…….”

정유준의 말에 프로그래머는 우물쭈물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저 그게, 제가 문자로 대표님께 보내드릴 테니 직접 확인해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프로그래머가 문자로 사진 한 장을 보내왔고, 정유준이 사진을 클릭해서 확인하는 순간 안색이 바로 어두워졌다.

사무실에 있는 수백 대의 컴퓨터 화면에는 같은 내용의 글자가 적혀 있었다.

“MK가 이것밖에 안 돼? 심심풀이로 해봤는데, 당신들 회사의 암호화 키를 해독해 버렸네. 회사 기밀을 지키고 싶다면 돈 가지고 와.”

아래엔 익살스러운 웃는 얼굴과 큐알 코드가 박혀 있었다.

정유준의 이마에 핏줄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죽고 싶지 않고서야 감히 나한테 도전을 내밀어?’

이어 프로그래머가 동영상 하나를 더 보내왔다.

정유준이 영상을 클릭하니, 프로그래머가 코드를 입력하기만 하면 화면에 글자가 튀어나왔다.

“쓰레기 같은 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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