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9화 두고봐

정유준의 물음에 배현욱은 말문이 막혀 되물었다.

“네가 요즘 강하영 씨 신상을 조사하고 있는 건, 혹시 너를 구한 사람이 강하영 씨라고 의심하는 거야?”

“그래. 나는 세상에 그런 우연은 없다고 생각하거든. 반대로 양다인한테서는 아무런 익숙함도 느낄 수 없었어.”

“그럼 강하영 씨는 뭐라고 대답했는데?”

“당시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어.”

“그럼 혹시 그사이에 사고라도 난 거 아닐까?”

배현욱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꺼낸 얘기에 정유준은 오히려 침묵에 잠겼다.

“허시원이 알아본 바에 따르면, 강하영이 어렸을 때 한동안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고 했어.”

그 말에 배현욱의 머릿속에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그럼 그것 때문에 기억을 잃었을 수도 있잖아. 수소문해서 당시 입원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는 건 어때?”

정유준은 실눈을 뜨고 한참 생각에 잠기더니 휴대폰을 꺼내 허시원에게 문자를 보냈다.

“당시 강하영이 입원한 원인을 알아봐.”

……

목요일.

강하영은 원고를 보낸 뒤 우인나와 함께 교외에 있는 병원에 가서 산전검사를 받기로 약속을 잡았다.

임신 4개월, 배가 조금씩 불러오기 시작했고, 의사 선생님은 쓴웃음을 지으며 얘기헀다.

“김제시를 통틀어 세쌍둥이를 임신하고도 배가 이렇게 불러오지 않은 산모는 찾아보기 힘들 겁니다.”

그 말에 강하영과 우인나는 말없이 웃기만 했다.

병원을 나서자 우인나는 강하영의 배를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이젠 헐렁한 옷을 사는 게 좋을 것 같아.”

“하긴, 그래도 세쌍둥이니까 헐렁한 옷을 입지 않으면 숨길 수 없겠지.”

“가자! 우리 쇼핑하러 가자!”

우인나는 강하영을 끌고 차에 오른 뒤 백화점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가 3층 육아 코너에 도착하자 강하영은 두 경호원을 거느린 양다인을 발견했고, 우인나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르는지 이를 갈았다.

“정말 재수가 없네! 쇼핑하러 와서까지도 양억지를 봐야 해?”

강하영은 경호원 손에 들려있는 쇼핑백을 보고 담담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괜찮아, 쇼핑은 이미 다 끝났을 거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