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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차설아는 바람의 ‘위협’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명함을 그대로 버렸다.

어쨌든 목숨 한번을 구해줬으니 이런 장난 때문에 죽이지는 않겠다는 생각에 폭로를 하든 말든 대수롭지 않았다.

바람의 입에서 나온 ‘성씨 가문이 곤경에 처했다’는 말은 그녀를 매우 궁금하게 만들었다.

‘설마 성도윤이 계속 습격을 당한 것도 이것 때문인가? 도대체 누가 감히 8대 가문의 우두머리인 성씨 가문을 도발하는 거지?’

배경수에게 알아보라고 시키려던 찰나 이혼할 마당에 전남편 걱정하는 자신을 보며 정신을 번쩍 차렸고 남 걱정하는 사이에 자신부터 챙기자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4년 동안 성씨 가문을 위해 많은 일을 했는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를 듣지 못했고 되레 욕설을 퍼붓는 그들에게 정이 털렸다.

날씨가 좋은 걸 보고 차설아는 오랜 만에 외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배경윤한테 전화를 걸었고 두 사람은 오후 3시 쇼핑몰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뱃속에 있는 두 아이는 곧 두 달이 되어간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는데 이제는 슬슬 기대되어 아기용품을 미리 사두고 싶을 정도였다.

“경윤아.”

한껏 꾸미고 나온 배경윤은 멀리서 손을 흔들었다.

그녀는 배경수의 쌍둥이 여동생으로 배경수와 마찬가지로 배성준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다.

그래서 배경윤한테서는 타고난 자신감이 느껴졌고 화려한 카리스마로 사방을 휘어잡는 모습은 시선을 사로잡았다.

오직 차설아 앞에서만 그녀는 털털한 모습을 보이며 ‘바보’가 된다.

“우리 언니 그동안 잘 지냈어? 연락도 없고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네. 상처는 괜찮아졌는지 어디 한번 봐봐...”

배경윤은 커다란 포옹을 하고선 다급하게 차설아의 상처를 살폈다.

“오빠가 너무했어. 언니 귀찮을 거라며 죽어도 못 만나게 하잖아. 언니를 독차지하려고 그러는 게 틀림없어! 자기 주제도 모르고 감히 언니를 넘보다니, 설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언니는 내 껀데.”

말을 마친 배경윤은 차설아를 안으며 그녀에게 입맞춤했다.

“됐어, 오글거리니까 그만해. 간만에 나왔는데 쇼핑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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