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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차설아는 더 이상 해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고, 차가운 남자의 시선을 담담하게 바라보았다.

“때리면 때린 거지, 더 이상 해명할 것도 없어.”

차설아가 억지를 부린다고 해도 좋고, 큰 죄를 지었다고 해도 상관없다.

해명 같은 건 의미가 없어졌다.

성도윤과 이혼하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차설아는 성가와 관련된 모든 것을 안중에 두지 않았다.

내연녀에 억센 여자 한 명을 추가한들 또 어떻겠는가?

소영금은 거만한 표정으로 흥분하며 말했다.

“거봐, 인정하잖아. 아들 뭐 하고 있어? 얼른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해!”

옆에서 보고 있던 배경윤은 또 화가 치밀어 올라 폭주했다.

“사과는 개뿔. 당신 엄마랑 이 여우 년이 애도 낳지 못하는 여자라고 언니를 모욕하지 않았다면 내가 뺨을 때렸겠어요?”

성도윤은 이 말을 듣고 차갑게 눈살을 찌푸리며 소영금과 임채원을 보았다.

“사실이야?”

임채원은 좀 켕기는 듯 우물쭈물하며 한참 동안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소영금은 오히려 당당하게 콧방귀를 뀌었다.

“오해는 무슨. 애를 갖지 못하는 건 사실이 아니냐?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배경윤은 목에 뭐가 걸린 듯 말문이 턱 막혔고,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었다.

“대체 누가 그래요? 언니가 애를 못 낳는다고?”

배경윤은 홧김에 차설아를 끌어당기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죠. 언니 임신한 지 거의 한 달이 되어가요. 그것도 이란성 쌍둥이라고요!”

배경윤의 말은 중핵무기에 버금갈 정도로 위력이 대단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멍해졌다.

차설아는 더욱 어리둥절했다.

‘뭐지? 경윤이한테 임신 사실을 말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알았지?’

소영금은 착잡한 심정으로 차설아의 배를 쳐다보며 반신반의했다.

“아들, 설아한테 마음이 없는 거 아니었어? 어떻게 애가 생겨?”

성도윤은 얇은 입술을 오므렸다. 차가운 눈으로 차설아의 배를 바라보며 안색이 굳어졌다.

그와 차설아는 관계를 맺은 적이 없는데 어떻게 아이가 생길 수 있겠는가?

배경윤은 사람들의 반응에 만족하며 진지하게 헛소리를 이어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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