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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흥, 알면 아주 깜짝 놀랄걸?”

사도현은 자랑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우리 청하 누나는 모범생이야. 페테르부르크 대학 알지? 청하 누나는 국보급 대학의 인기 인물이야. 그 대학에서 가장 좋은 학과인 천체물리학과를 전공했고 졸업할 때 발표한 학술 논문으로 ‘성화요원’ 대회에서 일등상을 수상했어!”

“와 진짜 모범생이다. 청하 언니 대단해요!”

모두 허청하를 숭배하는 눈길로 바라보았다.

그들이 이토록 과장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어쩌면 당연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부잣집 자제들 사이에서 이공계의 모범생은 유일무이한 보물처럼 아주 희소했다.

허청하는 담담하게 웃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별것 아니야. 운 좋게 심사위원의 마음에 들었을 뿐이야.”

“별것 아니기는! 엄청 대단한 거지!”

사도현은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차설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넌 천체물리학이 뭔지는 알아?”

“집에 틀어박혀서 남편 없이는 못 사는 가정주부는 아마 들어 본 적도 없을 거야!”

차설아는 가볍게 웃더니 컵 속의 오렌지 주스를 흔들며 사도현의 수모를 무시했다.

차설아는 허청하를 보며 물었다.

“청하 언니의 그 논문이 설마 ‘천궁에 앉은 왕: 태양 복사층과 대류층의 관계에 관하여’인가요?”

허청하의 눈에는 웃음이 사라지더니 약간 놀란 표정으로 차설아를 보았다.

“맞아요. 혹시 설아 씨도 천체물리학을 공부했나요?”

“하하하. 그럴 리가!”

사도현은 하찮은 듯 말했다.

“가정주부가 음식 레시피를 본다면 모를까. 그런 고급 학술 논문을 어떻게 알아보겠어?”

이때, 계속 침묵을 지키던 성도윤이 담담하게 말했다.

“당연히 알아보지.”

모두 이해하지 못하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성도윤은 천천히 술잔을 기울이며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왜냐하면, 설아가 그 대회 익명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으니까.”

“뭐?”

모두 화들짝 놀라 눈알이 튀어나올 지경이었다.

허청하는 더욱 불가사의한 표정이었다.

“설아 씨가 혹시 대회에서 가장 신비로운 심사위원 MISSC인가요?”

“다 지나간 일이에요. 별것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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