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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며칠 휴식을 취한 차설아는 몸이 회복되었다.

차설아는 일찍이 프린트해둔 법률 사무소 양도서를 가지고 성대 그룹으로 가서 성도윤의 사인을 받으려 했다.

오늘 성대 그룹의 분위기는 아주 엄숙했다. 건물 외곽에 경계선이 쳐져 있었는데, 중요한 인물이 외빈을 데리고 시찰하러 왔다고 해서 많은 언론이 미리 도착해 대기하고 있었다.

차설아는 경계선 밖에 막혀, 시찰이 끝나야 빌딩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멀리서 검은 양복 차림의 성도윤이 보였다. 늘씬한 몸매의 그는 빌딩의 가장 중심에 서서 우아하고 여유롭게 몇몇 시찰 원과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잘생긴 얼굴에 차가운 분위기, 타고난 고귀한 기질은 언제나 의기양양하고 매혹적이었다.

이때 구경꾼들 사이에서 갑자기 술렁이는 소리가 들렸다.

“나 들어갈 거야! 당장 비켜. 네 이놈들, 내가 누군지 알아?”

남자는 경계선을 뚫고 성도윤을 찾으러 가겠다고 떠들고 있었다.

허광희!

차설아는 미간을 찌푸리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허광희는 여전히 무례하게 성도윤을 향해 목청껏 소리쳤다.

“조카사위, 조카사위, 날 좀 보게나. 난 설아의 외삼촌이야. 내가 도저히 힘들어서 자네를 찾아왔네. 나 좀 살려주게나!”

이 소리는 이내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의 시선을 끌었고, 잇달아 카메라들이 허광희를 비추기 시작했다.

‘창피해!’

차설아는 주먹을 불끈 쥐고 냉담한 얼굴로 걸어가서 말했다.

“뭔 낯짝으로 여기서 소란을 피워요!”

“설아, 너도 있었구나. 너무 다행이야. 네 남편보고 좀 오라고 해. 재산 분할에 관해 상의해야지.”

“난 네 친정 식구야. 네가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는데 어떻게 보고만 있겠어?”

허광희는 모든 사람의 시선을 끌 작정인지 염치없이 큰 소리로 말했다.

그는 오늘 성대 그룹에 중요한 행사가 있다는 것을 노리고, 언론의 힘으로 성도윤을 압박하여 돈을 뜯어내려는 수작이었다.

차설아는 너무 창피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무엇보다, 이 일로 성도윤을 화나게 한다면 지분 양도건도 물 건너 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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