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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바람은 두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건들건들 차설아를 보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어머, 사모님도 계셨네? 마침 재밌는 구경거리가 있는데 주인공이 빠지면 섭섭하죠.”

차설아는 당연히 바람의 말의 다른 뜻을 이해했다.

전에 바람과 협력하지 않으면 차설아가 스파크라는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했었다. 이제 보니 겁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성도윤이 법률 사무소 주식 양도서에 서명하는 것을 기다려야 하므로 그녀가 스파크라는 정체는 절대 지금 드러나서는 안 된다.

“바람 씨, 오랫동안 존경해 왔어요. 제가 먼저 따로 말씀을 드려도 될까요?”

결과는 이미 정해졌지만, 차설아는 포기하고 싶지 않아 끝까지 발악해 보기로 했다.

바람이 자비를 베풀 수도 있지 않은가?

“당연하죠.”

바람의 좁고 긴 눈망울은 목적을 달성한 듯한 교활함을 드러내며 웃었다.

“사모님께서 특별히 요청하시는데 제가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어요?”

두 사람은 동시에 그들 사이에 있는 성도윤을 바라보았다.

자리를 비켜달라는 뜻이었다.

성도윤의 원래 냉철한 얼굴은 더욱 차가워졌다.

“5분 드리죠.”

성도윤은 거만한 태도로 바람에게 말한 후, 곧장 대표 사무실로 들어갔다. 얼음처럼 차가운 모습은 마치 빙산처럼 느껴졌고, 지나가는 곳마다 한기가 서렸다.

성도윤이 떠나자 차설아는 바람을 데리고 외진 곳에 끌고 갔다. 긴 손가락으로 바람의 목덜미를 잡으며 살벌하게 벽에 눌렀다.

“경고하는데 잠자코 있는 게 좋을 거야. 만약 내 신분을 폭로한다면 당장 네 목을 부러뜨릴 테니까!”

바람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눈을 반짝이며 오히려 흥분한 모습이었다.

“의외네? 거장 스파크는 코드만 잘 치는 게 아니라 주먹도 일품이야. 역시 보물이었어. 당신과 더 협력하고 싶은데 어쩌지?”

“닥쳐!”

차설아는 행여나 다른 사람이 듣거나 보게 될까 봐 즉시 손바닥으로 그의 입을 틀어막고, 몸을 더 바짝 붙였다.

“...”

조금 전까지만 해도 촐싹대던 바람은 갑자기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얌전하게 침을 꿀꺽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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