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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그는 수수한 옷차림에 마스크를 쓴 채 사무실 테이블 위에 있는 화초의 나뭇잎을 하나하나 정성껏 닦고 있었다.

남자는 차설아의 목소리를 듣고 가볍게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흥미로운 듯 고개를 들었다.

“당신이 우리 법률사무소에 새로 오게 된 사장이에요? 그 성도윤한테 버림받았다던 불쌍한 여자?”

차설아는 난처해하며 입을 열었다.

“그렇게 자세하게 말씀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앞부분만 말했다면 좋았을 텐데...”

그는 하던 일을 멈추고 마스크를 벗었다. 온화하고 부드러운 인상의 40대 남성이었고 자료에서 봤던 오경철의 모습과 똑같았다.

배경수가 보낸 자료에 따르면 성운 법률사무소는 세 명의 동업자로 이뤄졌고 여자 한 명에 남자 두 명, 오경철은 그중 한 명이었다.

그는 세 사람 중 가장 나이가 많았고 연륜 있어 보이는 모습은 다가가기 쉬울 것처럼 보였지만 겉모습과 달리 쉽게 마음을 터놓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서로 만난 적도 없고 이런 옷차림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절 알아보신 거죠?”

“아주 간단해요.”

차설아는 솔직하게 말했다.

“사장으로서 직원들 사전 조사하는 건 필수 아닌가요? 오 변호사님은 식물 가꾸는 걸 좋아하죠. 정말로 청소부였으면 잎사귀 하나하나 닦을 정도로 한가하지 않았을 거예요.”

“재밌네요.”

오경철은 흥미롭다는 듯 차설아를 보더니 웃으며 말을 이었다.

“사전 조사를 해보셨다면 우리가 쉬운 상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계시겠네요? 똑똑한 사람이라면 알아서 포기해요.”

“공교롭게도 전 도전적인 일을 좋아해요.”

차설아의 목소리에서는 열정이 느꼈고 반짝 빛나는 두 눈은 마치 포기를 모르는 한 마리의 치타처럼 굳세고 강인했다.

차무진의 피가 흐르고 있는데 그런 유전자를 몸에 지닌 채 어떻게 쉽게 물러설 수 있겠는가!

“성도윤이 3년 동안 해내지 못한 일을 당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전 3년이 아니라 3일이면 됩니다!”

“젊은 사람이 용기가 대단하네요. 정신적으로나마 응원할게요.”

오경철은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인수한 법률사무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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