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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앞장선 사람은 바로 차설아가 온밤 동안 기다린 남해진이었다.

“차설아 씨, 제 못난 딸이 경우가 없었죠. 이미 한 달 동안 집 밖을 나가지 못하게 벌했습니다. 그러니 부디 차설아 씨께서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남해진이 진심으로 사과하며 말했다. 그의 얼굴에는 미안한 감정이 가득했다.

“저야 운이 좋아서 무사할 수 있었지만 제 남편은 저를 구하기 위해...”

차설아는 성도윤이 있는 병실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성도윤은 생명의 위험에서 벗어났지만 독소가 몸에 고여 나중에 후유증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래서 차설아는 걱정되기도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책감을 느끼기도 했다.

만약 그녀가 남우 그룹과의 합작을 위해 고육지책을 펼치지 않았더라면 성도윤도 뱀에 물리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 기회를 빌려 남해진에게 비즈니스 합작 제안을 할 수 있었지만, 차마 입을 열 수가 없었다.

하지만 배경수는 차설아처럼 주저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사과해서 모든 일이 다 해결된다면 세상에 왜 경찰이라는 존재가 있겠어요? 사장님은 워낙 현명하신 분이시니 따님께서 친 사고를 사과 몇 마디만으로 넘기시려는 건 아니겠죠?”

남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세히 생각해 봤는데 만약 차설아 씨가 더는 이 일을 추궁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남우 그룹이 천신 그룹과 합작할지 아니면 성대 그룹과 합작할지에 대해서 차설아 씨가 결정하는 거로 하죠.”

“역시 남 사장님은 다르네요, 참 시원시원한 분이시네요.”

배경수는 이 모든 일이 이렇게 순조롭게 풀릴 줄은 몰랐다.

차설아는 역시 차설아였다. 남해진 같은 늙은 여우를 하루 만에 해결하다니, 그는 차설아의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하잖아요. 혹시 사장님께서 시간 괜찮으시다면 지금 바로 계약하는 건 어떻습니까?”

배경수는 혹시나 변고가 생기는 걸 대비해 이미 계약서를 준비해뒀다. 이제는 두 회사에서 계약할 일만 남았다.

하지만 차설아가 예상 밖의 대답을 했다.

“너무 서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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