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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1화

그는 천천히 여자의 앞으로 걸어왔다. 각이 선명한 그의 얼굴에는 한 층의 서리가 덮여있었는데 냉랭한 목소리로 물었다.

“솔직하게 말해, 진짜 잤어?”

차설아의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

“잤는지 안 잤는지 정말 궁금하긴 한 거야?”

“한 번만 더 물을게, 잤어?”

성도윤의 목소리는 한층 더 냉랭해졌는데 여인의 어깨를 잡고 감정이 격해졌다.

차설아 입가의 미소도 점차 사그라지었고 계속해서 되물었다.

“그럼 넌 서은아랑 잤어? 어제 그 일이 있고 난 뒤 어디 갔는데?”

”차설아, 내 한계를 건들지 마. 내 화를 돋우면 어떤 결과인지 잘 알 텐데?”

”무슨 결과? 우리 두 사람이 전에 안 싸워본 것도 아니고... 전에도 안 두려워했는데 지금이라고 무서울까?”

차설아는 성도윤의 손을 뿌리치고는 성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너가 바람을 피웠으니 나도 필 수 있잖아, 안 그래?”

”미치겠네.”

성도윤은 미칠 것만 같았는데 분노의 눈길로 차설아를 째려보았다.

“그렇게 외로움을 타는 거야? 이렇게 해서 나한테 복수할 생각이라면 큰 오산이야. 정말 잘못 생각한 거야. 이렇게 하면 상처받는 건 너라고!”

“내가 외로움을 타?”

차설아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당신이랑 비기면 난 아무것도 아닐 텐데? 난 적어도 당당해, 혼내 바람을 피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당신은 도덕도 없는 거야.”

”나랑 서은아가 어떻든 적어도 나랑 그 여인은 감정이 있잖아, 그렇지만 성진이 어떤 사람인지 너도 잘 알잖아. 나한테 보복하려고 이런 새끼랑 잔다니... 역겹지도 않아?”

성도윤의 분노는 차설아의 배신 때문이 아니라 성진 이 자식이 정말 더러운 새끼라는 것에 있다.

그가 애지중지하는 여인이 그리 쉽게 성진의 손에 들어가다니, 안 미치고 어디 살겠는가?

“도윤아, 이건 말이 좀 심하잖아. 난...”

성진이 막말을 하려고 하는데 성도윤이 한주먹에 그의 콧대를 부러뜨려 버렸다.

“아, 죽네! 사람 죽어!”

단신란은 성진의 앞을 막아서며 아랫사람들한테 소리쳤다.

“멀뚱멀뚱 서서 뭐해?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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