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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부진환이 자신에게 유염복을 선물한 건 바로 이 순간을 위해서였을 것이다.

대체 낙청연은 어떤 남자한테 시집간 것일까?

낙청연은 순간 마음이 차갑게 식었다.

바로 그때 흰색 옷을 입은 사람이 느긋하게 다가왔고 부드러운 음성이 울려 퍼졌다.

“그 옷은 제가 선물한 것입니다. 운예각에서 작년에 만들었던 양식이지요.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줬던 적이 없는 옷이고 천면길에서 산 것도 아닙니다.”

부운주가 진지한 얼굴로 해명했다.

그러나 그의 말에 주위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오황자가 선물한 것이라니?

오황자가 섭정왕의 왕비에게 옷을 선물했다니? 게다가 추석 궁중연회에서 입을 옷이었으니 그 의미가 대단했다.

낙월영의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낙청연이 입은 옷이 진짜라니? 천면길에서 산 게 아니란 말인가?

오황자가 그녀에게 운예각의 금당운문복을 사주다니?

그렇다면 섭정왕은 낙청연에게 유염복을 사줬고 오황자는 낙청연에게 금당운문복을 사준 것이다.

저렇게 못생긴 인간에게 말이다.

부진환의 안색이 서서히 어두워졌고 그의 눈동자에는 한기가 감돌고 있었다. 이 두 사람은 이제 그의 앞에서 감추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

오늘 밤 섭정왕의 왕비가 외도한다는 소문이 퍼지게 할 생각인가?

부진환의 눈동자에서 살기를 느낀 낙청연은 부운주의 앞을 막아 나섰고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왕야께서는 오황자의 말을 믿지 않으시는 겁니까? 그러면 제가 여기서 옷을 벗어 운예각에 가져가 진품인지 확인해봐야 하겠습니까?”

부진환에게는 살기를 내뿜을 자격이 없었다.

부진환은 낙월영과 함께 자신을 함정에 빠뜨리려 했고 부운주는 그녀를 대신해 해명한 것뿐이었다. 그런데 부진환은 마치 그녀와 부운주가 부당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듯이 굴었고 두 사람으로 인해 체면을 구겼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웃기는 일이었다.

부운주를 보호하려는 듯한 낙청연의 행동에 부진환은 분노가 극에 달했다.

“낙청연!”

그는 낮은 목소리로 호통을 쳤다.

부운주는 부진환이 화를 내자 앞에 나서며 말했다.

“형님, 이 일은 오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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