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낙청연의 어머니가 내 스승님인 건가?그녀는 순간 마음이 죄이는 것 같았고 복잡한 감정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그 속에는 조급함과 분노까지 섞여 있었는데 머리가 아찔할 정도였다.“내 어머니의 유품을 내놓거라!”낙청연은 앞으로 한 걸음 내디디면서 말했다.낙월영은 향낭을 쥔 채로 일부로 몸을 피하면서 그녀의 조급한 모습을 보며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낙월영은 향낭을 들며 말했다.“이 물건을 이렇게 소중히 여기시니 돌려 드릴 수도 있습니다만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오늘 연회에서의 가무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 언니께서 무대에 올라 쇠똥구리가 똥을 굴리는 연기를 하시면 이 향낭을 드리겠습니다. 어떻습니까?”낙월영은 거만한 얼굴로 말했고 낙청연은 미간을 잔뜩 구기면서 주먹을 쥐었다.낙월영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설마 잊은 겁니까? 제 열다섯 살 생일 날 해주시지 않으셨습니까? 몇 년 지나지 않았는데 똥 덩어리가 그새 더 커졌네요.”조롱 섞인 어조와 모욕감을 안겨주는 말에 주먹에 힘이 들어갔고 그 바람에 낙청연의 손톱이 손바닥 안으로 깊이 패어 들어갔다.이것은 낙월영이 처음으로 낙청연을 모욕하는 것이 아니었다.낙청연은 왜 이런 것들을 다 참은 것일까?낙월영은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싫습니까?”낙월영은 낙청연의 앞에서 향낭을 바닥에 버리고 그것을 무참히 짓밟았다.“어머니의 유품이요? 지금 제 발아래 있으니 갖고 싶으면 무릎을 꿇으시지요.”낙월영은 일부러 그녀를 도발하고 있었다. 유염복으로는 낙청연을 모함하지 못했지만 그녀를 음해할 방법은 널리고 널렸다. 낙청연처럼 미천한 인간은 자신의 발아래에 깔리는 게 당연하다고 낙월영은 생각했다.그 순간 낙청연은 심장이 죄이는 느낌이 들었다. 바닥에 내쳐져서 낙청연에게 짓밟히는 향낭을 바라보니 순간 숨을 쉴 수가 없었다.더는 참을 수가 없던 낙청연은 손을 들어 낙월영의 뺨을 내리쳤고 그 바람에 낙월영은 바닥에 쓰러졌다. 그런데 낙월영은 재빨리 그 향낭을 주워들어 품속에 넣으려 했고 낙청연은 허리를
살기 가득한 눈빛을 보니 진짜 그녀를 죽이려는 것 같았다.낙청연은 주먹을 꽉 쥐면서 말했다.“왕야께서 잊은 것이 있지 않습니까?”부진환은 위협적인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러더니 부드러운 눈빛으로 옆에 있던 낙월영을 바라보면서 그녀의 부어오른 뺨을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물었다.“괜찮느냐?”낙월영은 눈물을 머금은 채 고개를 저었고 불쌍한 척하며 말했다.“왕야, 언니 성격이 왜 저리 포악해지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걸핏하면 저한테 손찌검하시고, 제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말씀해주시면 될 것을.”그 말과 함께 낙월영의 시선은 부진환이 손에 든 향낭으로 옮겨졌고 그녀는 울먹이며 말했다.“이건 제 어머니께서 주신 것입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지닌 것인데… 언니께서 이것을 빼앗으려고 했습니다. 언니가 잘못 안 것이라 했지만 제 설명도 들으시지 않으셨죠…”낙월영은 말을 하면 할수록 억울한지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부진환은 손에 든 향낭을 보면서 돌연 미간을 구겼고 그 모습에 조바심이 난 낙청연은 얼른 입을 열었다.“왕야! 제게 약조하신 것을 잊으신 것이옵니까? 그것은 제 어머니의 유품입니다. 전 그 향낭만 있으면 됩니다. 다른 건 필요 없습니다.”그 향낭 안에 들어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몰랐으나 일월쇄가 있으니 아주 중요한 물건임이 확실했다.그것은 단지 낙청연 어머니의 신분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그녀의 비참한 죽음과도 연관이 있었다.낙청연은 심장이 목구멍까지 튀어 오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녀가 원하는 건 그 향낭뿐이었고 부진환이 그 향낭을 그녀에게 전해주기만 한다면 곧바로 그더러 수세를 써서 휴처해 달라고 할 것이고 다시는 그를 귀찮게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부진환은 미간을 잔뜩 구긴 채로 잠시 뜸을 들였다. 그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낙월영이 다시 울기 시작하자 부진환은 가슴이 아팠다.“돌려주마. 잘 챙기려무나.”낙청연은 부진환이 낙월영에게 향낭을 건네주는 것을 눈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낙청연은 순간 숨을 쉴 수가 없었다.“부진
궁중 연회의 화려한 장식은 눈부시게 빛났고 모두 노래와 춤으로 태평성세를 찬미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시끌벅적했지만, 낙청연은 혼자 앉아서 궁중 연회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그녀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헌데 갑자기 화려한 옷을 입은 궁녀가 술 한 주전자를 가져왔다.“왕비, 태후께서 하사하신 청계냥(清桂釀)입니다.” 금서(錦書)는 얼굴에 웃음기를 머금고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낙청연은 흠칫 놀랐다. 이분은 태후의 곁에서 시중드는 궁녀, 금서였다. “태후께 감사드립니다.”금서는 살짝 인사를 건네고 갔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주위 사람들은 모두 보고 있었다.옆에서 있던 사람들이 작은 소리로 소곤거렸다. “보아하니 태후는 낙청연을 매우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대신 혼인한 중죄도 벌을 안 내리셨겠지요. 이제 보니 배후에 태후가 뒷받침해주는군요!”낙청연의 눈빛은 차가웠고 표정은 평온했다.대신 혼인해서 그녀가 치른 대가를 그녀들이 어찌 상상이나 하겠는가?의자에 앉아있던 부진환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앉아있는 낙청연을 주시하더니 심오한 눈빛으로 술 한잔을 들더니 단숨에 마셔버렸다. 눈에는 분노가 들끓었다.마침내 연회가 끝나고, 낙청연은 일어서서 나가려고 했다.하지만 떠나려던 찰나 금서가 다가왔다. “왕비, 발걸음을 멈춰주세요!”금서는 활짝 웃으면서 친절하게 말했다: “태후께서 오늘 왕비가 음식을 별로 드시지 않으셨다고 아무래도 궁중 연회의 음식이 입에 맞지 않으신 모양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하여 태후께서 특별히 간단한 요리를 준비하셨다고 왕비를 수희궁(壽喜宮)으로 모시라고 하셨습니다. 이따가 태후께서 사람을 시켜 왕비를 섭정왕부까지 모셔드린답니다.”듣고 있던 주위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금서 고고(姑姑)는 태후의 곁에서 시중드는 궁녀이다. 그녀는 수희궁의 대소사를 장관하고 있었고 평시 교만하고 콧대가 높아 황상(皇上)을 대할 때도 이토록 친절하지 않았다.하지만 낙청연을 대하는 태도는 남달랐다.한편,
낙청연도 깜짝 놀랐다. 태후의 말씀은 참으로 단도직입적이었다. 전혀 체면을 봐주지 않았다.낙청연은 태후와 초면이 아니었다. 하지만 단독으로 태후의 부름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태후의 뜻을 알 수 없었기에 그녀는 조용히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드디어 엄 태후는 다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찌 가만히 앉아만 있는 것이냐? 이 상위의 간식과 간단한 요리들은 애가가 특별히 너를 위해 준비한 것이니 어서 먹어 보거라, 입맛에 맞는지. 맛있다면 다음 궁중 연회 때는 이대로 준비하라고 할 테니!”낙청연은 약간 놀랐다. 그녀의 체면은 태후가 그녀를 위해 특별히 궁중 연회의 음식까지 준비해주실 정도로 크지는 않았기 때문이다.“태후의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그저 오늘 입맛이 없었을 뿐입니다. 결코 궁중 연회의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태후께서 저를 위해 애를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말을 듣더니, 태후의 얼굴에는 한 가닥의 흡족한 미소가 번졌다. “애가는 사람 보는 눈이 있구나, 참으로 참한 아이로 구나. 당초 섭정왕이 혼인하기 전에 애가는 네가 섭정 왕비의 자리에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어질고 선량하고 또 규율을 잘 알고 전체 국면도 생각할 줄 아니, 어디 미천한 집안의 여인들과 비교가 되겠냐고 말이다.”태후의 말씀은, 분명히 낙월영이 옹색하다고 은근히 풍자하는 것이었다.낙월영은 머리를 숙이더니, 난처한 나머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다.태후의 말씀을 듣고 낙청연도 그다지 기뻐하지는 않았다. 그저 담담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태후의 특별한 보살핌을 받게 되다니, 이 또한 청연의 복입니다.”뜬금없는 호의는 없다.게다가 태후로부터의 호의라니!그녀는 알고 있었다.당연히 이 정도의 칭찬에 넘어가지 않는다.태후는 얼굴에 상냥한 미소를 띠더니 고개를 끄덕이었다. 두 눈은 낙청연에 대한 사랑으로 꽉 찼다. 그녀는 한탄하더니 말했다: “이토록 참한 아씨를 섭정왕은 아낄 줄 모르다니 참으로 안타깝구나. 애가는 정말 마음이
멍해진 그녀를 보더니, 태후는 친절하게 물었다: “어찌 그러느냐?”낙청연은 입술을 가리고 헛구역질하더니 다시 고점(糕點)을 내려놓았다. “요 며칠 영 입맛이 없습니다. 단 음식은 약간 구역질도 납니다. 태후님 면전에서 실례를 범했습니다.”태후는 살짝 놀라더니, 다시 웃으면서 말했다: “무방하다, 다른 것들을 먹어보거라.”태후는 시선을 옮기더니, 낙청연을 더 이상 주시하지 않았다.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리고, 헛구역질이 올라오는 척하면서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주양 행화고(酒釀杏花糕)에서 그녀는 분명 현금초(玄金草)의 냄새를 맡았다. 현금초는 냄새가 뚜렷하지 않지만 고충에게는 막대한 자극을 주어 고충의 활동을 유도하고, 심지어 알까지 낳아, 숙주에게 극심한 고통을 준다.고충을 본 낙청연은 갑자기 뇌우가 치던 그날 밤, 부진환의 몸에서 잡아낸 고충이 생각났다.그럼 그 고충도 태후의 짓이란 말인가?그렇다면, 그럼 지금 그녀가 이곳에 앉아서 음식을 먹고 차를 마시며, 낙월영이 뺨을 맞는 것을 구경하고 있는 것은 그녀를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이며 또한 그녀를 이용하여 부진환을 해치기 위한 것이다.이 의자는 쉽게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낙월영의 얼굴은 온통 피범벅이 되었고 참으로 눈 뜨고 볼 수 없었다. 살려 달라는 말조차 할수 없었다. 더욱이 궁녀는 그녀에게 말할 기회를 아예 주지 않았다. 오직 판자가 살을 때리는 소리와, 낙월영의 비명밖에 들리지 않았다.낙월영은 견디지 못하고 끝내 쓰러지고 말았다. 그제야 궁녀는 손을 멈췄다. “태후 마마, 보아하니 그녀는 더 이상 못 견딜 것 같습니다.”태후는 담담하게 쳐다보더니, “아직 몇 대 남았느냐?”“10대 남았습니다.”태후는 쌀쌀한 어투로 말했다: “10대 남았다고? 그럼 그만두거라, 이미 교훈을 얻었을 테니까.”“시간이 늦었으니, 금서, 사람을 시켜 섭정 왕비를 왕부로 모셔드리거라.”낙청연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신첩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태후는 머리를 끄덕이더니 친절하게 말했다
이 또한 태후가 고의로 의도한 것 같았다. 마차가 섭정 왕부에 도착하자 마차를 몰던 시위가 말했다: “왕비, 도착했습니다. 하관은 이로서 궁에 돌아가 복명하겠습니다.”두 사람을 내려놓고 그는 다시 마차를 몰고 돌아갔다.그녀는 섭정 왕부에 모셔다 드렸지만 낙월영은 승상부로 데려다 주지 않고 오히려 섭정 왕부에 내려놨다. 부진환에게 낙월영의 참혹한 상태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왕부의 하인이 낙월영을 보더니 일시에 알아보지 못했다. 똑바로 보고나서야 너무도 놀라 아연실색해서 말했다: “둘째 소저! 세상에, 둘째 소저 어찌 된 일이십니까?!”낙월영은 일부러 힘없이 쓰러지는 척했다. 한 무리의 계집종들은 당황한 나머지 어찌할 바를 몰라 하더니 급히 그녀를 부축하여 왕부로 들어갔다. “빨리 빨리 빠리, 어서 고 신의를 모셔오세요.”모두 몹시 당황해했다.낙월영은 분노하여 낙청연을 노려보았다. 그 눈빛은 마치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너 딱 기다리거라!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린 체 사색에 잠겨 대문에 발을 들여놓았다.그녀의 비만증은 아직 낫지 않았기에 무력을 발휘할 수 없다. 하여 유품을 억지로 뺏았는 건 불가능했다. 허나 이대로 섭정왕부에서 쫓겨난다면 또 너무 억울하다!그녀는 곧바로 자신의 정원으로 갔다. 등 어멈과 지초가 다가왔지만 그녀는 그들을 뒤로하고 문을 닫아 버렸다.그녀는 자신의 점괘를 보았다.응겁확생(應劫獲生)이다.점괘로 봐서 그녀는 아직 생존의 기회가 있다.보아하니, 왕부의 하늘 위에 피어올랐던 피안개가 바로 그녀의 전기인 것 같다.“왕비, 어찌 그러십니까?” 지초는 문 밖에서 소리쳤다.낙청연은 나침반을 치우고 말했다: “들어오거라.”지초는 그제야 문을 밀고 다과상을 들고 들어왔다. “왕비, 궁중 연회에서 별로 드시지 못하신 것 같아서 요깃거리를 좀 준비했습니다. 왕비, 좀 드셔 보시겠습니까?”낙청연은 고개를 흔들더니 말했다. “내려 놓거라, 지금은 입맛이 없구나.”“왕비, 오늘 돌아오신 뒤로 좀 이상합니다. 제가 방금 후원의
이 순간 부진환 온 얼굴의 노의는 사람을 죽일 것만 같았다. 낙청연은 더는 말하지 않았다.시위들이 정원으로 들어오더니 낙청연의 어깨를 누르고 그녀를 바닥에 눌러 앉혔다. 시위 한 명이 곤장을 들고 다가왔다.낙월영의 두 눈은 미움과 복수의 통쾌함으로 꽉 찼다. 그녀는 낙청연을 천만 배 이상의 고통으로 되갚아 주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낙청연은 매서운 눈빛으로 부진환을 쳐다보았다. 싸늘한 눈빛에는 오기와 분노로 가득 찼다. 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렸다. 왠지 이마의 핏줄이 당기듯이 욱신욱신 아파 났다. 그는 아예 시선을 옮기더니 큰 소리로 명했다: “때려라!”“부진환! 너를 믿지 말았어야 했어!’ 낙청연의 어투는 날카로웠다.부진환의 미간는 더욱 찌그러들었다. 뒷짐을 지고 있던 두 손은 주먹을 쥐고 감정을 억제하고 있었다. 지금 그의 머리는 터질 것만 같았고 몹시 괴로웠다. 그는 이러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손 바닥만큼 넓은 판자는 낙청연의 얼굴을 향해 사정없이 날아왔다. 순간 낙청연은 가슴은 철렁내려 앉았다. 머리를 들고 피안개를 쳐다보았다. 피안개는 이미 널리 펴지기 시작했다. 그 범위 또한 작지 않았다. 하지만 이 왕부는 아직도 평온했다.이때, 다급한 그림자가 정원으로 뛰어 들어왔다. 동시에 소유의 초조한 부름 소리가 들렸다: “왕야, 큰 일 났습니다!”칠흑 같은 판자가 갑자기 날아오자 낙청연의 미간은 흔들리더니 머리를 번쩍 들고 피했다.판자는 사정없이 그녀의 면전을 스쳐지나 가면서 매섭고 칼 같은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시위는 헛손질에 두 걸음 비틀거렸다.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정말 죽을 힘을 다했구나, 부진환은 너무 독했다. 이건 분명 때려 죽일 생각이었으니까!부진환은 낙청연이 피하는 것을 보고 화를 내려다가 소유가 초조하게 달려오는 모습을 보더니 불괘하다는 듯이 눈살을 찌푸리더니 물었다: “무슨 일인데 이토록 당황해하는거나!”소유의 표정은 무거웠다. “후원의 하인들이 연이어 미친 증세를 보입니다. 칼을 들고 방에서 난도질하고 있습니
다음 순간, 그 시위는 부진환을 향해 달려들었다.부진환과 몇 차례 맞붙어 싸우더니 상대가 되지 않았던 시위는 피를 토하며 바닥에 넘어졌다. 하지만 즉시 벌떡 일어서더니 다시 부진환을 향해 달려들었다. 마치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보다못한 부진환은 장검을 뽑았다. 그의 몸에는 살기로 가득했다.낙청연은 무릎을 꿇고 바닥에 앉아, 달빛의 밝은 쪽을 향하여 손가락에 묻은 피로 부적을 그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장검을 뽑은 부진환이 보였다. 그녀는 다급한 목소리로 크게 소리쳤다: “그를 죽이지 마십시오!”그녀는 부적을 들고 신속하게 뛰어갔다.미친 시위가 피범벅이 된 얼굴로 달려들 때, 낙청연은 갑자기 부진환의 앞을 가로 막더니, 부적을 시위의 몸에 붙이고 피가 묻은 손가락 끝으로 갑자기 시위의 미간을 눌렀다. 시위는 그대로 잠깐 굳어 버렸다. 낙청연은 이 틈을 타 그를 발로 걷어차 넘어뜨렸다.그리고 신속하게 시위의 미간과 손바닥에 모두 부문(符文)을 그렸다.시위는 고통스럽게 발악하고 있었고 계속하여 비명을 질렀다. 이어서 그의 미간과 손바닥에서 연기가 나더니 좀 지난 뒤 또 조용해졌다.주위 사람들은 모두 놀란 표정으로 그 광경을 보고 있었다.소유는 즉시 사람을 불러 부진환을 보호하였다. 시위가 다시 일어나 공격하는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하지만 그 시위가 다시 일어났을 때는 이미 정상적으로 회복되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얼굴에 묻은 피를 보면서 어찌 할 바를 몰랐다. “저……이것은……방금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다른 시위가 놀라서 말했다: “괜찮아졌습니까?”소유도 놀란 나머지 믿을 수가 없다는 듯이 낙청연을 쳐다보고 있었다.부진환의 미간은 더욱 쭈그러들었다. 만약 직접 보지 않았더라면 그는 낙청연이 신비스럽게 중얼거리면서 무엇을 했는지 믿기지 않았을 것이다.낙청연은 피를 많이 흘린 손가락의 상처를 보더니 마음이 아팠다.그녀는 부진환의 바로 앞에 다가가더니 말했다: “저는 당신을 속이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취살대진이 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