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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도아린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눈을 스르륵 감더니 죽음을 받아들인 사람처럼 의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제야 연홍도는 완전히 깨닫게 되었다. 그동안 다짐했던 굳은 맹세와 변치 않은 사랑은 단지 연극에 불과했다는 것을.

이내 오른쪽 손바닥을 번쩍 들어 올리더니 아래로 세게 내리쳤다.

“몇 명만 남아서 수습하고, 다들 철수한다.”

연홍도는 순식간에 열 살이나 먹은 듯 초췌했고,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클리넌을 향해 걸어갔다.

차가 출발한 지 한참 뒤 그는 비로소 입을 뗐다.

“김씨 가문의 야망을 결코 얕잡아 봐서는 안 되겠네요.”

그들이 정한 타킷에는 서해시의 공씨 가문과 진씨 가문을 제외하고 방금 상황을 알게 된 연씨 가문, 그리고 어제 유람선 경매를 진행했던 유씨 가문도 포함되어 있었다.

심지어 고작 대외적으로 알려진 일부분에 속할 뿐, 몰래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제 염무현이 김민재를 죽이고 오늘 땅에 발을 딛자마자 김씨 가문의 역습을 당하지 않았는가?

빛보다 빠른 반응 속도에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무현 님, 아니면 사람을 찾아서 김씨 일가를 몰살할까요?”

연홍도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번에 그는 진짜로 화가 났다.

염무현은 일말의 고민도 없이 거절했다.

“괜찮아요. 고작 벌레 같은 놈들이 과연 어떤 파장을 일으키려고 하는지 두고 보죠, 뭐.”

예전에 적이 누군지 몰랐을 때도 걱정하지 않았는데 이제 김씨 가문의 음모가 속속 드러나는 시점에서 두려워할 필요가 뭐 있겠는가?

그리고 차 안은 내내 침묵에 휩싸였다.

서해시, 금싸라기 땅인 남연동의 한 고급 별장에 불이 훤히 켜져 있었다.

김준휘는 눈살을 찌푸린 채 누군가의 사진을 지켜보았다.

그의 표정은 한동안 변함이 없었다.

사진 속 인물은 전부 명성이 자자한 고대 무술 능력자들이었다.

‘우두머리 집회’를 앞둔 지금, 모든 무림 고수의 상황을 낱낱이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른바 ‘우두머리 집회’란 영역을 분할하려는 어둠의 세력끼리 만나는 자리였다.

지난번에 공규석과 진경태가 염무현을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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