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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이 말을 듣자 김준휘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인내심만큼은 아버지인 김민재보다 더 뛰어나다고 확신했다.

따라서 만전을 기하기 전까지는 절대로 쉽사리 움직일 생각이 없었다.

더욱이 염무현이 막강한 실력을 선보인 탓에 신중하게 대응해야만 하는 입장이 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바다에서 20시간 넘게 개고생한 끝에 드디어 희생자들의 시신을 전부 인양했어요.”

군사는 사악한 표정으로 말했다.

“물론 맹승준과 홍태하의 시신도 포함되어 있죠.”

김준휘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말했다.

“맹승준의 시신은 무림 연맹에 보내.”

“도련님은 역시 현명하십니다.”

군사가 즉시 웃음을 터뜨렸다.

“그럴 줄 알고 이미 사람을 시켜서 보냈습니다.”

맹승준 사제의 시신으로 무림 연맹의 공분을 일으킨다면 염무현은 또 하나의 강력한 적을 얻게 되지 않는가?

“그런데 당최 이해가 안 가네요. 염무현 그 자식이 건방지게 아주 방방곡곡에 적을 만드는데 어떻게 지금까지 멀쩡하게 살아있는 거죠?”

김준휘도 웃음을 터뜨렸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말도 있잖아. 이번에는 인생이 끝장날 거로 장담하지.”

군사는 질세라 그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어쩌면 우리가 보낸 암살자가 도착하기 전에 무림 연맹이거나 다른 원수의 손에 죽을지도 몰라요. 하긴, 잔금도 아끼고 일석이조네요?”

...

무림 연맹, 허원 지부.

비록 지부에 불과하지만, 이곳은 서해시를 포함한 허원 지역의 십여 개의 도시를 관할하고 있다.

고대 무술 능력자라면 무림 연맹의 체제에 따르기 마련이다.

설령 민간 조직일지언정 이러한 이유로 무림 연맹은 막강한 권력을 자랑했다.

홀 한가운데에 두 구의 시체가 놓여 있었다.

상주인 부성민은 분명 눈물이 나지도 않으면서 뻔뻔스럽게 곡소리를 해댔다.

“사부님, 형! 얼마나 억울하시겠어요? 제가 무능해서 대신 원수를 갚을 수가 없네요.”

하지만 얼굴만큼은 뽀송뽀송했다.

얼마 전부터 맹승준을 스승으로 모시기 시작한 그는 사이가 아주 돈독할 정도는 아닌지라 울음이 터지지 않는다고 해도 이해는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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