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는 디자인 팀으로 출근했다.로비에서 겨우 이강을 털어내고 왔는데… 출근하면 그와 얼굴을 마주해야 한다.두 사람의 자리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천만다행이었다.원아가 자리에 앉는 모습을 지켜보던 주소은은 거울을 보며 하소연하기 시작했다. “출장도 똑같이 다녀오고, 밤도 둘이 같이 샜는데… 왜 나만 다크써클이 이렇게 심할까? 원아씨는 피부가 왜 그렇게 좋은 거야?”“원아씨, 아이크림 어디꺼 써요?” 다른 동료가 원아에게 급박하게 물었다.그녀의 물음에 원아는 고개를 들더니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써본 적 없는데…”
"하, 진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이연은 젓가락으로 밥을 뒤적거리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신입이 참 인권이 없어. 주소은이 너한테 행정팀 일 시키는 걸로 모자라서 이제는 네 발목까지 잡으려 들어? 주소은이 승진하고 월급 오르면 너한테 한 몫 떼어주겠데?""국장 딸이라며. 딱 봐도 접대하기 힘들겠네." 이연은 원아의 국그릇은 내리치며 그녀에게 경고했다. "너무 굽신거릴 필요 없어. 그 여자가 너 괴롭히면 나한테 말해. 내가 다 찢어 버릴게!"원아는 순식간에 점심을 다 먹더니 식판을 챙기며 이연에게 말했다. "넌 천천히 먹어.
차는 도심에 도착했다.동준은 핸들을 돌리며 신지은에게 물었다. “아가씨, 더 퍼스트 호텔로 모실까요, 아님 백화점부터 도실래요?”“다 필요 없어요. 친구랑 밥 먹기로 했거든요.” 신지은은 화장을 고친 후 립스틱을 가방 안에 집어넣으며 대답했다.동준은 또 한 번 그녀에게 물었다. “아가씨, 식사하실 곳은 예약하셨어요? 안 하셨으면 저희가 언제든지 해드릴 수 있어요.”만약 T그룹을 황실이라고 비유하면, 문소남은 그 황실의 황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동준은 그와 어깨를 견주는 옆나라 황실 주인쯤 될 것이다.이런 인물이 자신에게
신지은과 엄마의 다정한 모습에 원선미는 우쭐해졌다. 그녀는 의기양양하게 입꼬리를 올렸다."아주머니, 선미야. 어서 앉으세요. 어서 앉아." 신지은이 말했다.원선미는 앞으로 걸어갔다. 원아를 스쳐 지나갈 때 그녀가 물었다. "넌 여기 왜 있어?""얘기들 나누세요. 저는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원아가 담담하게 말했다.말을 끝낸 후, 그녀는 룸을 빠져나왔다."지은아, 쟤랑은 어떻게 아는 사이야?"새엄마 이혜진의 목소리였다."아주머니, 저 쟤 누군지 몰라요." 신지은이 황급히 대답했다. "저 이번에 A시에 약혼자 만나러
원선미는 깜짝 놀랐다. “그래도… 걔 내 동생인데…”이혜진은 사회생활을 오래 했다. 그래서 여자들 사이에 일어나는 각종 음침한 수법들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눈썹만 들썩여도 그녀는 신지은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신지은은 차가운 얼굴로 원선미에게 중얼거렸다. "넌 그년 편들어주지 마! 쟤 같은 년은 미리 치워버려야 해. 너랑 아주머니가 이미 도와줬다며. 해외로 유학도 보내주고, 돈도 아낌없이 지원해줬잖아. 그럼 미안할 일 없는 거야. 그 년이 사람이 덜 되먹어서 여기저기 남자 꼬시고 다닌 거니까!""말하는데, 난
이번에는 꼭 원아를 나락으로 보내야 한다!김도준은 변태였다. 32살의 나이에 아직도 양아치 무리에서 놀고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작년에 에이즈에 걸려 버렸다.원선미는 김도준이 에이즈에 걸린 게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밤, 원아도 에이즈에 걸리게 만들 것이다!이렇게까지 했는데 설마 원아가 인생을 다시 뒤집을 수 있을까!여자 넷은 그렇게 룸안에서 몇분간 대화를 나누었다. 하지만 원아는 그 자리에 오래 있고 싶지는 않았다.그 모습에 이혜진은 바로 입을 열었다. "원아야, 아빠한테는 연락해봤어?"자리를 떠나
”더워, 너무 더워..”“왜 이렇게 속이 불편하지. 우웩…”한 가닥 남은 이성의 끈을 잡으며 원아는 열심히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댔다. 그리고 결국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고, 그녀는 성공적으로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다행히도 엘리베이터 안에는 그녀 말고 아무도 없었다!그녀는 아래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에 숨어있었다. 원아의 얼굴이 비정상적으로 빨개지기 시작했고 입가에서는 제멋대로 신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엘리베이터는 서서히 내려가더니 7층에 멈추어 섰다.남자 한 명이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그녀의 눈
문소남은 원아를 끌어안은 채 자리를 떠났다.김도준은 문소남을 못 본 게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문소남의 뒷모습밖에 보지 못했다. 그리고 그는 원아의 얼굴도 몰랐고, 그녀가 어떤 옷을 입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문소남 품에 안겨있는 여자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차가운 공기를 내 뿜는 남자를, 딱 봐도 신분이 어마어마 해보는 권력 있는 남자를 감히 건드리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목숨이 열개라도 감히 못 건드릴 것이다!…호텔 앞에는 차 한 대가 멈추어 서 있었다. 동준은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문소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