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이가 송재훈에게 문소남에 비해 뒤처지지 말라고 일깨워주었다.다른 예상치 못할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문소남 쪽에도 오늘이나 내일 입찰사업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일 것이다.“진작에 제출했지. 안심해. 내가 큰돈을 들여 이 입찰사업계획서를 얻은 것은 보관용이 아니야.” 송재훈은 입가에 웃음을 띠며 속으로 승산이 있었다.“나는 단지 송 사장에게 적을 경시하지 말라고 일깨워주었을 뿐이야.” 안드레이는 송재훈의 득의양양함을 보고 있었다. ‘만약 문소남이 이렇게 대처하기 쉽다면 나도 지금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지.’‘3년의 세월을
오현자는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네. 제가 만든 게 아니었어요. 아침 드신 커피는 염 교수님께서 직접 만드신 거예요. 맛있었죠? 제가 커피 만드실 때 계속 교수님의 옆에 보고 있었는데, 정말 꼭 바리스타 같았어요.”“마시고 싶긴 한데 오늘은 일이 끝났으니 저도 티나처럼 주스 마실게요.” 동준이 대답하며 어쩐지 커피 향이 매우 좋았는데 커피를 만든 사람이 원아라고 들었으니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네, 그럼 두 분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오현자가 돌아서서 주스를 준비하러 주방으로 들어갔다.티나는 소파에 앉아 동준에게 물었
하지만, ‘염 교수’는 티나가 스스로 가장 먼저 다가가고 싶었던 사람이 되었다. “염 교수님은 정말 좋은 분이세요.”동준은 티나의 말을 동의했고, 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소남은 휠체어를 조종하여 시터방에서 나왔다.“비행기표 예약했어?”그가 물었다.동준은 즉시 자리에서 일어서서 말했다.“대표님, 비행기표는 이미 예약했습니다. 일등석 두 장, 이코노미석 한 장입니다.”“동 비서도 일등석으로 바꾸고, 나머지 두 장은 최대한으로 같이 앉을 수 있게 다시 바꾸고.”소남은 직원들에게 대범하고, 특히 능력 있고 일을 잘하는 직원들
‘안드레이 독한 놈! 정말 인간도 아니야!!’쓸모없는 보고서를 찢어버린 원아는 눈을 감은 채 이마를 짚고 잠시 마음을 진정시켰다.실은 원아에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허리의 상처는 날이 갈수록 염증이 심해지고 있으니, 치료제를 빨리 찾지 못하면 허리에 보기 흉한 구멍이 생길지도 모른다.하지만 그래도 그녀는 안드레이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지 않았다.‘항상 모든 사람에게 조건을 내거는 안드레이에게 도움을 청했다가는, 또 나한테 무슨 일을 시킬지 몰라...’‘지금 이미 내가 소남 씨를 어려운 처지에 몰아넣었으니, 만약 안드레
오현자는 손에 쟁반을 들고 있었다. 문 대표의 지시를 생각하며 바로 노크하지 않고 줄곧 밖에 서서 기다렸다.소남이 오현자에게 ‘염 교수’가 일하는 것을 방해하지 말라고 말했기 때문에 여기에서 대략 30분 정도를 기다린 것이다.원아는 죽을 바라보고는 얼른 받았다.“고맙습니다.”“아닙니다. 대표님께서 교수님의 위가 안 좋으시니까 제시간에 식사하셔야 한다고 다시 한번 저에게 당부하셨습니다. 제가 더 신경 써야 했는데, 죄송합니다.”오현자가 사과했다. 원아에게 식사가 준비되었다고 알린 후, 원아가 안 먹겠다고 하자 오현자도 다시
소남이 한참 생각하고 나서 내린 결론은, 원아가 지금 하고 있는 개인 연구는 절대 남에게 알려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원아가 지금 몰래 하고 있는 연구는 아마도 뒤에서 그녀를 통제하고 있는 사람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소남은 휠체어 손잡이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생각에 잠겼다.이를 본 오현자는 그의 생각을 방해하지 않고 주방으로 돌아가 일을 계속했다.저녁.원아는 연구를 계속하지 못했다. 이쪽에 있는 연구장비가 별로 좋지 않아서 더 이상 진행하기가 어려웠다. 마침 오현자가 저녁 식사가 다 준비되었으니 내려와 먹으라고 알려주었기
‘소남 씨가 내 휴가를 허락해줄까?’“R국에 있는 그 집이요?” 소남은 원아가 휴가를 내는 것이, 그녀 뒤에 숨은 사람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조심스러웠다.“아니요. A시에 있는 집입니다.”원아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R국에 있는 집이라고 하면, 소남이 쉽게 조사할 수 없긴 하겠지만, 자신은 R국에 집도 없는데...“내가 도와줄까요?” 소남이 다시 물었다.“아닙니다. 제가 알아서 잘 해결할 수 있습니다.” 원아는 고개를 저었다. 이런 일에 소남이 끼어들게 할 수는 없었다.그녀는 자신이 왜 다쳤는지, 왜 그
“네, 알겠습니다. 바쁘실 텐데 감사해요.” 오현자는 문 대표를 돌보는 것이 원래 자기 일이었기 때문에 흔쾌히 승낙했다.소남을 돌봐줄 오현자가 있어서 원아는 안심이 되었다.‘실제로는 이모님이 나보다 환자를 돌보는 방법을 더 잘 알고 계시는데... 왜 고집을 그렇게 부리는 건지...’소남이 목욕을 마친 후 원아는 휠체어를 밀어 다시 방으로 돌아가 머리를 말리는 것을 도왔고 또 새 잠옷 한 벌을 꺼내 소남에게 주었다. 그녀는 내내 말을 하지 않았고, 소남도 말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의 침묵은 어색하지 않았다. 잠옷을 한쪽 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