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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심유진은 극구 그와의 동행을 거절했지만 그의 태도는 완강했다.

하산하는 케이블카를 탄 두 사람은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팔공산 케이블카에서 보는 절경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 괜찮겠어요?”

“그래도 이거 입어. 산에 오르는데 그렇게 얇은 옷을 입고오면 어떻게 해.”

허태준은 자신의 옷을 심유진에게 건넸다.

“아직 열도 있고 기운도 없으면서 이따가 어떻게 운전을 하겠어요?”

“그러니까. 그냥 나랑 가만히 별장에 있으면 될 것이지. 왜 간다는 거야.”

“그야…… 사정이 있어서 그런거지만……”

“됐어. 내 걱정이라면 하지 마. 난 괜찮으니까. 이런 거로 안 죽어.”

허태준은 짜증섞인 말투로 그녀의 말을 싹둑 잘랐다.

그는 피곤한 표정으로 케이블카의 구석에 머리를 기대고는 눈을 감았다.

그 모습을 본 심유진은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별장에서 냉수욕을 한 것이 문제가 됐는지 허태준의 머리는 다시 무거워졌고 몸속에는 한기가 맴도는 듯했다.

케이블카는 비록 페쇄된 공간이지만 창문사이로 바람이 들어오는 바람에 허태준은 추위에 오들오들 떨었다.

산바람에 그가 입은 얇은 셔츠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는 두 팔로 자신을 꼭 끌어안았지만 달달 떨리는 치아가 그의 상태를 말해줬다.

심유진은 한숨을 내쉬며 그에게 옷을 벗어주고는 그의 옆에 다가가 앉았다.

“춥죠? 거봐요. 내가 뭐라고 했어요.”

추위에 장사 없었다. 허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앞으로30분은 더 가야 하니 조금만 참아요.”

심유진은 덜덜 떠는 그를 이렇게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몸으로 사방에서 들어오는 바람을 막았다.

그 모습을 본 허태준이 그녀에게 물었다.

“춥지 않아?”

“괜찮아요.”

허태준은 갑자기 후회가 밀려왔다.

‘산에 데리고 오지 말걸. 나도 심유진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네.’

“에취!”

심유진이 기침을 크게 하자 허태준은 귀엽다는 듯 그녀를 보았다.

“이래도 안 춥다고?”

심유진은 얼굴에 난감한 표정으로 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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