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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저도 가기 전에 말씀을 드리려고 했어요. 하지만 나은희 씨가 허 대표님이 지금 여자와 밖에 있다고, 곤란하다는 식으로 얘기하시길래 그냥 나온겁니다.”

허태준은 그녀의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근데 전 남편의 병원비를 왜 네가 내는 거지? 그의 가족은?”

“하, 그 생각만하면 화가 나네요. 저 사람 부모님 두 분 다 도망갔고, 간호사는 저한테 매일같이 돈내라고 들들 볶아요.”

“부모도 포기한 사람을 왜 네가 거두는 거야? 저 남자하고 무슨 관계가 남았다고 그 돈을 내주는 거고? 멍청한 짓하는 거잖아.”

그녀는 직설적인 그의 말에 화가 났지만 그가 한 말은 조금도 틀리지 않았다.

“어쩌면 저 남자 부모가 네 약한 마음을 이용하려는 것일 수도 있어. 그냥 둬봐. 자기 아들이 죽는다는데 가만히 있을 부모가 어디있어?”

심유진 내심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욕할까봐 걱정이 되어 그의 병원비를 내준 것도 있다. 전 남편이 위독하다는데 그냥 죽기만을 바라본다면 사람들이 그녀를 향해 손가락질 할 것 같았다.

“설마 저 남자한테 미련이라도 남은 거야? 네 재산을 몰래 빼돌린 남자한테?”

“아뇨! 전혀 그렇지 않아요!”

심유진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지더니, 크고 맑은 눈에는 그에 대한 불만이 배어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다행이네, 아무튼 이제부터는 저 남자 병원비고, 간호사 연락이고 받지마.”

**

엘리베이터에 타자마자 심유진은 그가 빌려준 외투를 건네주었다.

“허 대표님, 이거 돌려드릴게요.”

그러자 허태준은 심유진의 치마의 얼룩을 보고 깜짝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

“아니, 이거 어떻게 된 거야?”

심유진은 한숨을 내쉬며 난감한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조심성 없이 술을 쏟아버렸어요. 이거 비비안에게 돌려줄 때 제가 금액 변상할게요.”

그녀는 자신이 잘못한 것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아마 몇 백은 하겠지? 설마 몇 천은 아니겠지? 당분간은 손가락이나 빨며 살아야겠구나.’

허태준은 그녀의 표정을 보고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이거 빌린 거 아냐.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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