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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어려운 부탁은 아닐 거야.”

사람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부탁에는 커다란 함정이 숨어 있기 마련이다.

허태준은 비록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결코 좋은 사람도 아니다.

그렇기에 심유진은 그냥 돈으로 변상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슨 부탁인지는 모르겠지만, 허 대표님 그냥 돈으로 변상해드릴게요.”

허태준은 심유진의 말에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게 하지. 내일까지 1억을 내 계좌로 보내.”

“네? 무슨 옷이 그렇게 비싸요? 1억짜리 옷이 세상에 어디 있어요!”

“왜? 못 믿겠어? 내가 거짓말을 한다고 의심된다면, 비비안더러 영수증을 찍어서 보내라고 할게.”

허태준은 여유만만한 표정으로 심유진을 바라보았다.

그의 당당한 태도에 심유진도 어쩔 방법이 없었다.

“제가 현재는 그렇게 큰 돈이 없어서요. 제가 소송에 승소하고 집이라도 팔게 되면 그때 일부분 상환해도 될까요?”

“그때가 언제인데?”

“아직 미정이지만…… 아니면 매달 갚을게요.”

“심유진 씨, 월급이 얼마지?”

“……”

“한 천 만원쯤 되나? 거기서 생활비 제외하고 사사로운 소비 제외하면 남는 게 있긴 한가?”

심유진은 그의 물음에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이자도 안 나오는 걸 매달 받아서 뭐해? 분납은 거절하지.”

두 사람이 옥신각신하는 사이에 엘리베이터는 19층에 도착했다.

“띵-”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지만 심유진은 쉽게 내리지 못했다.

허태준이 그녀의 사정을 봐주지 않자 심유진은 망설이고 또 망설이다가 끝내 말을 꺼냈다.

“대표님께서 제게 부탁하실 내용이 뭐죠?”

심유진도 다른 방법이 없었다.

내일 당장 1억이라는 큰 돈을 갚을 수도 없고, 그는 그녀의 분납도 거절했다.

그녀의 말에 허태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아주 간단해. 그냥 내 연인인척 해주면 돼.”

“네?”

심유진은 옷 값이 1억이라는 것보다 더 크게 반응했다.

“대표님께서는 마음만 먹으면……”

심유진은 그의 제안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의 외모며 경제적 조건이라면 어떤 여자도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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