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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제가 대표님의 연인인 척해도 대표님 주변에 여자들은 끊이지 않을 텐데요?”

심유진은 남자 하나 잘 물어서 신데렐라가 되고 싶은 여자들이 이 세상에 수두룩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직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려는 건가? 게다가 1억을 갚지 않아도 되는데?”

“……”

“쓸데 없는 걱정은 마. 무리한 요구는 없을 거야. 진짜 연애하는 건 아니니까. 그저 오늘처럼 나와 함께 파티나 행사에 가주기만 하면 돼. 그렇게 되면 주변에 여자들이 덜 꼬이겠지.”

허태준은 자신이 말을 하는 도중에도 자신에게 키스를 퍼부었던 여자의 얼굴이 떠올라 소름이 돋았다.

“좋아요.”

심유진은 그의 옆에 Ai처럼 서있기만 하면 될 것 같았다.

“그럼 기간은 얼마나 하나요?”

“기간? 음…… 반년 정도 어때?”

심유진은 꽤나 까다로운 그의 옆에 반년이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절로 한숨이 나왔다.

그녀의 한숨소리를 들은 그는 기분이 나빠졌는지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정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면 내일 당장 1억 갚고, 이 일은 없었던 거로 해도 돼.”

심유진은 돈으로 위협하는 그를 보며 주먹이 꽉 쥐어졌다.

“그래요. 좋아요 반년으로 하죠!”

“좋아, 그럼 여형민에게 계약서를 준비하라고 하지.”

**

허태준은 자신이 뱉은 말은 꼭 지키는 사람이었다.

이튿날 그는 여형민을 통해 계약서를 보내왔다.

“심 매니저, 이렇게 또 뵙네요.”

“네, 변호사님. 계약서를 가져오신 건가요?”

“네. 여기 드릴게요.”

계약서에 적힌 내용은 아주 간단했다.

[심유진은 허태준의 연인으로 가장하여 그가 참여하는 모든 행사에 동반한다.]

[이에 상응하는 대가는 1억이며, 계약은 오늘 날짜를 기준으로 6개월로 명시한다.]

심유진은 여형민이 내민 계약서 두 장에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여형민은 계약서 한 부를 그녀에게 주고 하나는 자신의 가방에 넣었다.

“맞다, 심 매니저, 재산 분할 소송 준비는 이미 다 해두었으니 언제 법원에 갈지만 정하면 됩니다.”

“현재 전 남편이 병원에 있는데, 가능한가요?”

“조건웅 씨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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