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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마리아의 웃음은 음산하고 약간 잔인해 보였다.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요?”

마리아는 고개를 돌려 심유진을 바라보았다.

“조금만 일찍 알려줬어도 제가 이렇게 많은 일들을 저지르지도 않았을 거예요. 제가 이 정도로 타락하지도 않았을 텐데...”

마리아는 말하다가 멈춰버렸다.

“도대체 뭘 하려는 건데요?”

심유진은 따졌다.

마리아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마리아가 충동적인 상황이라 심유진은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기 시작했다.

“진정하세요.”

심유진은 다시 한번 그녀를 설득하려고 시도했다.

“아직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아니에요. 만약 이쯤에서 그만두고 싶다면 오늘 일을 제 기억 속에서 지울게요.”

“오늘은 없었던 거로 쳐요. 하지만 그 전의 일들은요? 제가 블루 항공의 기밀을 아빠한테 알려준 것도 없던 일로 쳐줄 수 있어요? 설령 유진 씨가 할 수 있다고 나서도 육 대표님은요? 김욱 씨는요?”

마리아는 심유진을 놓아줄 생각이 추어도 없어 보였다.

“어차피 이번 생은 김욱 씨의 마음을 얻을 수 없게 되었어요. 유진 씨가 제 인생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꼭 유진 씨를 없애야겠어요. 유진 씨도 영원히 김욱 씨의 애인이 될 자격을 잃게 될 거예요!”

마리아는 말하면서 점점 더 흥분했고 이미 반쯤 미쳐있었다.

그녀는 각오가 되어 있는 듯했다. 자연스레 심유진도 뒤따라오는 김욱에게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차는 하염없이 달리다가 마침내 3층짜리 단독주택 앞에서 멈췄다.

주택은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중산층이 사는 동네 같았다.

“가만히 있어요.”

마리아는 심유진에게 경고하며 그녀는 먼저 차에서 내렸다. 그녀는 차 앞쪽을 지나 조수석 문을 열어 심유진을 끌어내렸다.

마리아의 손에 총을 쥐고 있어 심유진은 반항은커녕 얌전히 따라갈 수밖에 없다.

마리아는 심유진을 끌고 문 쪽을 향해 빠른 속도로 걸어갔다.

그녀가 초인종을 누르자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렸다.

그러자 왠지 낯익은 얼굴이 드러났다.

“앨런 씨?"

심유진은 깜짝 놀랐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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