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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4화

한 번만 봐도 앨런이 무슨 꿍꿍이 인지 훤히 보였다.

심유진은 벗어나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다. 드디어 그녀는 그의 품에서 벗어나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심유진은 아픔을 견디며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 그녀가 다락방에서 탈출하기도 전에 앨런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도망치지 마요.”

앨런은 팔에 힘을 주어 조금씩 심유진을 안쪽으로 끌어당겼다.

절망스러운 순간 아래층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려왔다.

심유진은 아래층에 분명 사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 시간에 이곳에 나타날 수 있는 건 프레디뿐이었다.

이게 심유진이 도망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그녀는 목청껏 소리쳤다.

“프레디! 도와줘!”

앨런이 입을 막으려 하자 심유진은 그의 손가락을 꽉 물었다.

새빨간 피가 심유진의 이빨 사이사이에 묻었다. 하지만 그딴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마지막 희망을 프레디한테 걸었다.

“프레디! 나 다락방에 있어! 프레디! 빨리 경찰에 신고해 줘!”

드디어 피아노 소리가 멈췄다.

다행히도 프레디가 심유진의 목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앨런은 아랑곳하지 않고 심유진을 다락방 중앙으로 끌고 가 족쇄와 점점 가까워졌다.

“가만히 있어요!”

앨런은 점차 인내심을 잃어갔다. 그는 결국 커다란 손을 들어 올려 심유진의 뺨을 내리쳤다.

1.9미터 되는 큰 키에 심유진보다 배가 큰 체격을 가진 앨런이 힘은 말할 것도 없었다.

심유진은 뺨이 얼얼해 났다. 입안의 피비린내가 더 심해진 것 같았다.

그녀는 머리가 어지러워 나더니 한참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 틈을 타 앨런은 재빨리 그녀에게 족쇄를 채웠다.

“드디어...”

그는 심유진의 발에 채워진 족쇄를 보고는 득의양양한 웃음을 지었다.

“드디어 유진 씨 당신을 손에 넣었네요.”

“유진 씨는 모를 거예요. 제가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려 왔는지를.”

그는 심유진의 어깨 위로 손을 올리며 말했다.

옷을 사이에 두고 심유진은 앨런의 차갑고 매끄러운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호시탐탐 먹잇감을 노리는 사자 같았다.

심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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