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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병신 새끼를 왜 무서워하는 거야

안금여가 멍하니 무진을 보며 소리 내어 물었다.

“왜?”

이 회의는 무진이 요구해서 참석한 것이다.

그런데 회의가 아직 절반도 진행되지 않았는데 나간다고 하니, 혹시 몸이 안 좋은 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회의 중 퇴장 또한 무진이 처음으로 요구한 것이다.

안금여의 얼굴에 걱정스러운 빛이 드리웠다.

무진은 답이 없었다.

오히려 가운데 자리에 앉아 있던 강일헌이 웃으며 빈정거렸다.

“사촌 형님이 회사를 다녀 보셨어야지 말이지요. 확실히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지요? 매번 와서 숫자나 채우고. 앞으로 이런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강무진의 몸 상태로는 진작 강씨 그룹에서 배제됐어야 했다.

‘걸핏하면 발광하는 미친 놈이 뭘 알겠어?’

‘아니 할머니는 무슨 생각으로 매번 데리고 들어오시지?’

‘진흙으로 담을 쌓을 수도 없는 노릇인데, 도대체 할머니가 이렇게까지 애쓸 만한 가치가 있느냔 말이지.’

‘맞아, 큰집에도 이제 저 미치광이 병자 하나랑 할머니만 남았어.’

‘미친 놈 간신히 아직 쓸 만 한 거야.’

‘쯧쯧, 정말 불쌍해서.’

두 눈을 부릅뜬 강운경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강일헌을 정시한 채 차가운 음성으로 일갈했다.

“너는 말이 많구나. 수완이 좋다면서, 어째서 회사를 위해 일하는 건 안 보여? 만약 네 할아버지가 아니면, 네가 여기에 앉을 자격이나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강일헌은 정말 자신이 가진 진짜 능력이 없는 놈이었다. 그야말로 회사에서 머리 수만 채우는 잉여인간인 것이다.

평소에도 대충대충 일하기 일쑤다. 둘째 할아버지의 권위 때문에 회사 누구도 감히 화 내거나 말하지 못할 뿐이다.

‘나쁜 짓도 수없이 했지.’

‘이런 인간이 어떻게 무진에게 큰 소리치는지, 부끄럽지도 않은지.’

‘저들도 알아야 해, 무진이…….’

강운경이 나직이 한숨을 쉬었다. 아직 충동적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

당분간은 참을 수밖에 없었다.

강운경의 말에 한참동안 붉으락푸르락 하던 강일헌이 입꼬리를 잡아당기며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비꼬았다.

“사촌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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