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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비밀이 점점 많아져

성연이 웃으며 말했다.

“강진성이 나한테 뭘 어쩌겠어요? 내가 그 사람에게 뭘 어떻게 안 했으면 된 거지.”

성연 앞에서 쩔쩔매던 강진성의 모습을 떠올린 안금여의 비서가 실소를 금치 못하며, 잠시 전에 있었던 상황을 무진에게 설명했다.

“도련님, 못 보셔서 그렇지, 셋째 도련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셨어요. 사모님, 정말 대단하세요.”

무진의 눈에도 웃음기가 어렸다.

“당하지만 않으면 돼.”

좀 늦은 시각, 회의를 끝내고 회장실로 돌아온 안금여는 곧장 성연을 자신의 곁으로 끌어다 앉혔다.

“성연아, 오늘 어땠니? 시간 즐겁게 보냈어?”

“네, 재미있었어요, 할머니. 비서 언니가 세심하게 살펴 줬어요.”

성연이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비서를 칭찬했다.

“즐거웠으면 됐다.”

안금여와 성연이 차를 마시며 이야기 꽃을 피우는 동안, 금세 오후가 되었다.

식사를 위해 미리 음식점에 자리를 예약해 두었던 안금여가 성연과 무진을 데리고 나갔다.

소담하면서도 운치가 뛰어난 음식점은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와 한복 차림으로 서빙을 하는 직원들이 매우 독특했다.

예약한 룸에 들어가 막 자리에 앉을 때, 강운경이 들어왔다.

강운경은 전과 다름없이 마치 심사하는 듯한 날카로운 눈빛으로 성연을 주시했다.

“모두 한 가족이니,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편하게 식사하자.”

자리에 함께한 딸과 손자 부부를 바라보며 안금여는 썩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예전부터 내 손자 무진이는 언제쯤 손녀며느리를 데려오게 될까, 하고 늘 생각했었다.

그렇게 오매불망하며 마음을 졸였더랬는데.

드디어 손자 며느리를 본 것이다. 이제 증손자까지 얻게 되면 더 바랄 것이 없을 터.

무진과 성연의 지금 분위기를 보면, 증손자도 조만간 보지 않을까 싶다.

물론 성연의 나이가 아직 어리니 조급할 필욘 없겠지만.

미리 주문한 음식들이 곧바로 테이블에 올라왔다.

식사하는 동안 말을 삼가 해야 한다는 가풍 없는 강씨 집안이다 보니, 안금여와 강운경은 나직한 음성으로 업무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오늘 회의와 관련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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