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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자업자득이다

같은 시각, 강변의 어느 한 식당.

강씨 집안 둘째, 셋째 일가가 모인 식사 자리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화기애애하다.

지난 번 강씨 고택에서 열렸던 집안 모임보다, 지금 이 자리가 훨씬 더 집안 모임 같다. 자리에 모인 사람들 모두 즐거워 보였다.

큰 형님이 살아있을 때는 그 위세에 눌려 쥐 죽은 듯 살았던 둘째 강상철과 셋째 강상규가 함께 모여 의기투합했다.

강씨 그룹의 수장이던 큰 형님 강상중이 죽은 뒤에 이제 손자 강무진만 남은 셈이지만, 그 미치광이는 애초에 가능성이 없었다. 큰 형수 안금여도 나이가 들어 조만간 자리에서 물러날 테니, 강씨 집안의 WS그룹이 그들 수중에 들어오는 것도 시간 문제였다.

강상철과 강상규의 눈이 마주쳤다. 야심으로 가득 찬 서로의 눈빛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이 통했다.

손자 둘이 옆에서 식사를 거드니 두 노인의 마음은 더없이 흡족했다.

자신들의 할아버지 강상철과 강상규가 강씨 집안의 진짜 실권자이며 자신들의 뒷배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손자 강일헌과 강진성이다.

식사가 절반쯤 진행되었을 때, 강진성은 무진이 오늘 성연을 회사에 데리고 온 일을 두 할아버지들에게 전했다.

“보니까, 큰 할머님은 그 시골 계집애를 기어코 집안에 들일 셈이신 것 같아요. 쓸모없는 강무진이 쓰레기 같은 마누라를 들이는 건데, 도대체 큰 할머님이 무슨 생각이신지 모르겠네요.”

송성연에게 한 방 먹은 일로 가슴이 꽉 막혀 아직도 내려가지 않은 것 같다.

‘시골 계집애가 말이야, 자신을 보면 열심히 아부해도 모자랄 판에 감히 대들어?’

강씨 집안에서 강무진은 폐인이나 매한가지다. 그런데도 큰집 손자며느리라고 제마음대로 휘젓고 다녀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다른 방식으로 송성연에게 교훈을 줄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강씨 집안 전체를 다스리는 사람은 아직 큰 할머님이시니, 아무리 불만스럽고 눈가림용이라 해도 할 건 해야 한다.

큰 할머님에게 약점을 잡혀 그들의 계획이 어그러지면 안되니까.

그리고 적당한 때가 오면 이 하늘 높은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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