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70화

“지금 네가 막막함을 느끼는 건 할 일을 찾지 못했기 때문일 거야.”

“이틀 후에 스웨이 여사의 강연이 있다고 했지? 네가 좋다면 스웨이 여사를 따라 글을 쓸 수도 있지 않겠어?”

“그러고 보니, 네가 스웨이 여사한테 글 쓰는 걸 배운 적이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취미가 생기면, 마음의 고통도 가라앉게 될 거야.”

“제가 글을 썼다고요?”

이서는 확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저는 전혀 기억나질 않아요.”

“그래도 괜찮아, 용감하게 한 번 써 봐.”

배미희가 격려했다.

이서가 그제야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럼 한 번 해볼게요.”

평온을 되찾은 이서를 본 배미희가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시각.

가은은 박예솔과 전화를 하고 있었다.

가은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윤이서는 반드시 우리 엄마의 강연에 참석할 거예요.”

[확실해요?]

예솔이 창문 앞에 놓인 분재의 잎사귀를 어루만졌다.

[내가 고용했다던 저격수, 몸값이 꽤 비싸거든요.]

“확실해요, 전에 엄마가 하시는 말씀을 들었는데, 윤이서가 창작에 관심이 아주 많다고 하셨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엄마의 강연에 참석하려고 할 거예요.”

[그래요, 윤이서가 이씨 가문의 고택을 나서는 이상, 다시 제 발로 걸어 들어가는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

예솔이 전화를 끊었다.

가은은 불안하던 마음이 놓이는 듯했다.

그녀가 핸드폰을 내려놓고 방을 나서려던 찰나, 또 한 번 핸드폰이 울렸다.

‘장희령?’

가은의 머릿속에 수많은 의혹이 생겨났다.

‘내가 엄마를 따라 심씨 가문의 고택을 떠난 후로는 단 한 번도 내게 연락한 적이 없었어. 그런데 왜 갑자기...’

[가은 씨...]

장희령의 말투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가은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무슨 일 있어?”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M국의 생활은 어떤지, 하이먼 스웨이 작가님의 총애를 받는 건 어떤 느낌인지 묻고 싶어서 전화했어.]

“허,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