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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유환 씨, 제가 보기엔 강씨 집안 사람들이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것 같은데요?"

별장 문 앞에 다다른 이민호 넌지시 말을 건넸다.

"알아요."

임유환은 이미 알고 있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럼 왜 3일이라는 시간을 더 준 겁니까?"

이민호는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물었다.

"지금 어머니 죽음에 대해 알 수 있는 사람이 강씨 집안 밖에 없잖아요. 그게 제일 빠른 길이고요."

말을 하는 임유환의 눈에 결의가 차오르고 있었다.

그날의 일은 이미 하도 오랜 일이라 흑제를 시켜 찾아왔어도 줄곧 진전이 없다가 간신히 찾게 된 실마리가 강씨 집안 하나인데 놓칠 수가 없었다.

"알겠습니다."

"이 중령님, 오늘 신세가 많았습니다."

임유환은 고개를 끄덕이는 이민호를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뭐 별일도 아닌데요. 앞으로도 필요하시면 언제든 불러주세요!"

이민호는 호패 보유자인 임유환에게 부름을 당할 수 있단 사실이 영광스러울 뿐이었다.

호패 보유자란 대하 작전지역 최고 권위자로서 그 어느 작전지역의 부대든 마음대로 움직일 권한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다들 우러러보는 흑제 어르신도 임유환의 부하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일은 절대 밖으로 누설해선 안 되는 기밀이었고 작전지역의 일원인 이민호는 더 입을 다물어야 했다.

"그래요 이 중령."

임유환은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저흰 먼저 가보겠습니다."

말을 마친 이민호는 소대를 데리고 작전지역으로 복귀했다.

이민호가 떠나고 난 뒤, 임유환은 고개를 들어 파란 하늘을 바라봤는데 마치 어머니의 얼굴이 보이는 듯했다.

"엄마!"

임유환은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어머니 것이던 것들 제가 다 찾아올게요."

"그리고 임씨 집안이 우리한테 진 빚들도 제가 다 받아낼 거에요."

"그날까지 얼마 안 남았어요!"

마음속으로 엄마를 향해 다짐한 임유환이 천천히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데 그때, 별장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최서우가 이미 혼비백산하여 손톱까지 물어뜯고 있었다.

파티에 참석했던 손님들은 나가지, 경호원들은 문을 걸어 잠그지,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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