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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정씨 가문 저택 서재.

창문 앞에 푸른색 옷을 입고 서 있는 정우빈 뒤로 김우현이 허리를 공손히 숙여 가며 서인아가 자신에게 지시했던 일들을 낱낱이 일러바치고 있었다.

" 그래서 임유환 그 자식이 지금 강씨 집안에 포위되어 있다고?"

정우빈은 차가운 기색이 역력한 눈을 가늘게 뜨며 담담히 말했다.

" 그렇습니다. 우빈 도련님 뜻은 어떠신가요?"

김우현이 정우빈의 지시를 기다리자 정우빈은 뜻밖의 말을 전해왔다.

" 인아 씨의 뜻이 곧 내 뜻이지."

정우빈은 내키지 않지만 애써 웃으며 말했다. 웃음 속에 칼이 있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표정이었다.

" 도련님 정말 그 자식을 구하려 하시는 건가요? 저번에 도련님한테 감히 대들기까지 했잖아요."

김우현은 이를 악물며 질투에 가득 차 이간질을 했다.

임유환 같은 듣보잡이 서인아 아가씨 눈에 들었다는 사실을 김우현은 아직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리고 서인아 아가씨 옆에서 몇 년이고 보필한 저는 임유환보다 실력이 더 뛰어남에도 서인아 아가씨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김우현은 당연히 질투가 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김우현은 솔직히 임유환을 구하러 가고 싶지 않았지만 서인아의 명령은 거절할 수 없었기에 일부러 정우빈을 찾아가서 이 일을 고한 것이다.

"하하, 너는 내가 그렇게 속 좁은 사람으로 보였니?"

정우빈은 김우현을 향해 웃었지만 진심에서 우러러 나오는 웃음이 아닌 입꼬리만 애써 올려 지은 웃음이었다.

"당연히 아니죠!"

김우현은 다급히 부정했다.

"그럼 됐잖아."

정우빈은 입꼬리를 올려 속을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인아 씨의 명령도 있으니 사람은 구하러 가야겠지. 하지만 구한 사람이 죽든 살든, 또 도착하기 전에 죽든 그건 우리가 신경 써야 할 일이 아니잖아."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도련님!"

정우빈의 뜻을 알아들은 김우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웃으며 소름 끼치게 웃었다.

"됐어, 얼른 가봐. 늦어서 사람 죽으면 어떡해."

"아 그리고 뭐 운 좋아서 그놈이 살게 된다면 나 대신 이 말 좀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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