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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계속 그렇게 서 있을 거야?"

흑제는 호패를 손에 들고 호통을 쳤다.

"예..."

병사들은 그제야 깜짝 놀라며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호패는 대하의 대통령과도 같은 대하의 병권력을 포함한 최고 권력의 상징이었다.

그러니 모두들 호패를 보면 무릎을 꿇고 예를 갖추는 것이 대하의 법도였다.

"주인님, 들어가시죠."

흑제는 호패를 거두고 공손하게 임유환을 아파트 단지 내로 안내했다.

임유환은 표정을 차갑게 굳힌 채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그 시각 아파트 단지 302호에서는 강준석이 윤서린의 머리채를 잡은 채 코를 그녀의 몸 곳곳에 가져다 대며 그녀의 체향을 맡고 있었다.

그 향기를 맡으면 맡을수록 강준석 눈에 드러난 남자의 본능적인 욕구는 점점 더 짙어졌다.

이런 여자를 눈앞에 두고도 아무런 감각이 없는 것은 전부 임유환 그놈 때문이었다. 그놈이 하필 그곳을 밟아 버리는 탓에 지금 강준석이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X발 년!"

짜악!

강준석은 임유환에 대한 분노를 그의 여자인 윤서린에게 풀고 있었다.

이미 얼마나 얻어맞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윤서린의 입은 다 터져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강준석은 그럼에도 성에 차지 않는지 주먹을 들어 윤서린의 배로 내리꽂았다.

"아!!"

윤서린은 배를 부여잡고 신음을 흘리며 테이블 위로 쓰러졌다.

강준석의 오 분 남짓한 괴롭힘 탓에 윤서린은 이미 맥이 빠질 대로 빠져 두 눈은 초점을 잃었고 이제는 반항할 힘이 없어 병사들의 제압도 필요 없었다.

제 순결을 잃어버린 윤서린은 당장이라도 자살하고 싶었지만 강준석은 그럴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임유환..."

고통이 극에 달한 윤서린은 그나마 남아 있는 정신으로 임유환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아직도 그놈 생각이 나?"

강준석은 자기가 지금껏 만난 모든 예쁜 여자들이 전부 다 임유환을 좋아하는 것을 보고 질투심에 눈썹까지 흔들렸다.

서인아, 최서우 그리고 조명주, 지금 눈앞의 저한테 얻어맞아 의식까지 흐려진 이 여자까지도 머릿속은 온통 임유환으로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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