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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화 호랑이 굴에 들어가다

원윤문이 떠나고 나서도 그러한 생각이 미쳐 날뛰었다. 그녀는 방으로 돌아가서 자신의 약상자를 살펴 보았다. 마취제, 붕대, 지혈제, 그리고 구급할 때 사용할 도파민과 아토르핀이 있었고 또 자질구레한 약들이 몇 개 있었다.

비수는 없었으나 서일에게서 빌리면 되었다. 만사가 준비되었고 조사만 남았다.

그녀는 혜정후가 어떤 곳에 드나들기를 좋아하는지, 어떠한 길로 가는지, 신변에 얼마나 많은 경호원들이 있는지, 어떤 무기를 지니고 다니는지를 조사해야 했다.

서일은 최근 왕비가 매우 수상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에게 비수를 빌려달라고 하더니, 또 다른 암살 무기(暗器)가 없느냐고 물었다. 그러더니 자신에게 남자의 가장 특출한 표징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전의 두 가지 물음은 괜찮았으나, 마지막 물음은 정말 대답하기 어려웠다. 남자의 가장 특출적인 표징은 우람진 가슴근육과 아랫도리의 그것이 아닌가?

왕비는 실로 너무 단순했다.

그렇게 어느 날, 서일은 왕비가 남자의 의복을 입고 외출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후문으로 나갔었는데 녹아도, 두 어멈도 데리고 나가지 않았다.

그는 이상하다고 여겼으나 차마 묻지 못했다. 왕비께서 이러한 취향이 있으시니, 실로 부끄러워서 물을 수가 없었다.

두 번째 날, 왕비는 찐빵 두 개를 지니고 또 외출했다. 온 하루 밖에 있었는데 날이 저물어서야 돌아왔다. 세 번째 날에도 그러했다.

서일은 왕야께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문호는 붓기가 빠진 뒤에 바로 경조부로 인수인계를 하러 갔다. 정식으로 경조부윤직을 인계 받은 것이었다.

필연 새롭게 인사를 정리여야 했다. 경조부에는 크고 작은 관원 몇 십 명이 있었는데 각종 모순으로 복잡했다. 인간관계는 마치 나무뿌리처럼 얽히고 설켰으며, 각자의 단체가 있어 암투가 대단했다. 조금도 과장된 표현이 아니었다.

우문호는 최대한 빨리 각종 업무를 익혀야 하는지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분망했다.

이날 초왕부에 돌아오니, 서일이 다가와 말했다.

"왕야, 최근 왕비께서 매우 수상하십니다."

우문호는 원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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