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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전에 파출 업체 사장에게도 얘기한 적 있는 내용이지만 당사자에게 직접 전하는 건 다른 의미였다.

“이 조건을 수락할 수 있다면 나는 OK입니다.”

“할게요.”

박유리가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원했던 금액은 350만원이었다. 하지만 천도준은 통 크게 50만을 더 얹어서 주었고 나이 든 어머니를 보살피는 일은 그렇게 강도가 높은 일도 아니었다. 박유리 입장에서는 이게 웬 떡인가 싶기도 했다.

고용 계약서를 작성한 뒤, 천도준은 박유리를 데리고 이율 병원으로 향했다.

택시에 오른 박유리는 묘한 눈빛으로 천도준을 바라봤다.

“뭐 궁금한 게 있어요?”

천도준이 물었다.

박유리가 움찔하며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

“죄송해요. 정말 외람된 질문인 걸 알지만 400만원이나 주고 간병인을 고용하는 분이 자차가 없다는 게 신기해서요.”

천도준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가 부자가 된지도 이제 2주밖에 지나지 않았다. 어머니의 이식수술이 끝난 뒤에는 서천구 재개발 사업에 정력을 쏟느라 다른 곳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일하다 보니 바빠서 차를 사러 갈 시간이 없었어요.”

그는 솔직하게 대답하며 화제를 돌렸다.

“전에 공사 현장에서 일한 적 있어요?”

“네.”

박유리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의아한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사실 천도준도 의아하긴 마찬가지였다. 박유리는 외모 조건이 어디 뒤떨어지는 편이 아니었다. 게다가 전직 격투기 프로 선수였던 그녀가 왜 하필 간병인이나 공사 현장 같은 험한 일을 찾아서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손을 가리키며 말했다.

“손에 굳은살이 많더라고요.”

그 말을 들은 박유리가 씁쓸한 얼굴로 손을 가렸다.

아직 이십 대 후반밖에 되지 않은 그녀는 대체 어떤 삶을 경험하고 살았던 걸까?

“공사 현장에서 막일을 했어요?”

천도준이 물었다.

“그렇다고 볼 수 있죠. 철심 박는 일을 했어요.”

박유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천도준은 저도 모르게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가 딱 원하던 간병인이었다.

병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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