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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악!”

이대광이 처참한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피범벅이 된 그가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 주건희를 바라봤다.

“지금 날 쳤어? 당장 누나한테 알릴 거야!”

“네가 한 짓을 생각하면 이 자리에서 내가 널 죽여도 할 말이 없어!”

이미 이성을 잃어버린 주건희는 이대광의 복부를 힘껏 걷어찼다.

“어르신에게 무례를 범하고도 무사히 살아남을 줄 알았어? 누나한테 이를 거면 지금 해! 당장 돌아가서 네 누나랑 이혼할 거니까!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넌 어르신이랑 천 대표한테 사과해야 해!”

싸늘한 목소리에는 그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

이대광은 경악한 얼굴로 매형을 바라보았다. 주건희의 싸늘한 시선을 마주한 그는 그제야 당황하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가 믿는 구석은 동생을 누구보다 아끼는 누나였다.

그 누나를 믿고 당연하게 매형네 회사에서 게으름 부리면서 월급을 축냈고 주건희도 그런 그를 곱게 보지는 않았지만 뭐라고 하지도 않았다.

주건희가 누나와 이혼을 결심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금의 안락한 생활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이대광은 결국 고개를 숙였다.

그는 개처럼 기어서 주건희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애원했다.

“매형, 내가 잘못했어요. 제발… 이혼만은 안 돼요.”

주건희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처남을 내려다봤다.

상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감정을 숨기는 법을 배웠고 그렇게 차근차근 한 단계씩 올라가서 지금의 이 자리까지 왔다.

그렇다고 그가 우유부단한 사람은 절대 아니었다.

그는 싸늘한 목소리로 이대광에게 말했다.

“당장 천 대표랑 어르신께 사과 드려!”

말을 마친 그는 다른 술병을 들어 바닥에 던졌다.

유리파편이 사방으로 튕기는 소리에 놀란 이대광이 움찔하며 몸을 떨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천도준과 이수용을 바라보다가 기어서 그들의 앞까지 갔다.

“천 대표, 내가 미안했어. 전에 같이 일했던 정을 생각해서 이번 한 번만 조용히 넘어가 줘.”

이대광은 자존심을 다 버리고 천도준의 앞에 머리를 조아렸다.

그는 이수용이 천도준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직접 나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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