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5화

다음 날 아침.

천도준은 아침부터 입금 문자를 받았다.

카드에 이천억이 입금되었다는 문자를 확인한 순간, 그는 냉소를 지었다.

어제 이수용이 전달한 말을 저쪽에서 오해한 것이 분명했다.

이천억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추가로 이천억을 더 입금한 것일까?

정말 감정 다 배제하고 간단명료한 거래였다.

한 번도 얼굴을 비춘 적 없는 그의 아버지는 대체 얼마나 돈이 남아도는 사람일까?

간단하게 씻은 뒤, 천도준은 월셋방을 한번 둘러보며 박유리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계좌에 돈이 이렇게 많은데 굳이 이렇게 낡은 월셋방에 계속 살 이유는 없었다.

차는 아직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도 거주환경을 바꾸는 건 나쁠 것 같지 않았다.

그는 사실 아무 생각이 없지만 어머니가 퇴원하면 박유리도 그들과 같이 생활해야 하는데 방 두 개짜리 집은 좀 비좁은 감이 있었다.

그는 잠깐 주저하다가 별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여러 세대가 같이 거주하는 아파트보다는 보안성이 좋은 별장이 좋을 것 같았다.

나중에 나이대가 비슷한 박유리와 함께 생활해야 하는데 집이 너무 작으면 서로 불편한 일이 많을 것 같았다.

그는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뒤, 차를 타고 근교의 최고급 별장 단지로 향했다.

천문동 별장 단지는 진짜 재벌들만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평당 2천만 원의 고가를 호가하는 가격대는 일반인이 받아들일 수 없는 천문학적인 돈이었다.

하지만 그건 천문동 별장단지에서 가장 싼 가격대가 그렇고 진짜 산기슭에 위치한 별장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이었다.

산기슭 별장에서는 도시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베란다 뷰와 공기가 좋기로 유명했다. 가장 매력적인 건 정원에 앉아 석양을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대광은 아침 일찍 천문동 별장 전담 분양 센터로 향했다.

천문동 단지는 그의 매형인 주건희의 작품이었다.

어젯밤 그 일을 겪고 얼굴이 퉁퉁 부어서 출근한 이대광을 반갑게 맞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매형의 도움을 받아 그는 분양 센터의 마케팅 팀장으로 입사했다. 하지만 어젯밤 일이 있은 뒤로 분노한 주건희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