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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그가 천도준에게 막말을 할 수 있었던 건 뒤에 있는 매형을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처음부터 천도준을 운이 좋아 출세한 케이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천도준 배후에 매형조차 감당할 수 없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몰랐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절대 천도준에게 그런 갑질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퍽!

자리에서 일어선 천도준이 발로 이대광의 가슴팍을 걷어차며 말했다.

“난 한다면 하는 사람이야. 당신이 날 이렇게 만들었어. 앞으로 또 내가 하는 일을 방해하면 지금보다 더 처참하게 만들어 줄 거니까 명심해.”

그는 절대 나약한 성격이 아니었다. 3년 동안 어머니 병치료를 한다고 이대광 밑에서 온갖 갑질을 당하면서도 꾹 참고 일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그가 회사를 인수한 후에도 이대광은 그가 보란 듯이 오남미와 맞선을 보았다. 이건 그의 자존심을 능멸하는 행위였다.

회사에서 물러난 뒤에도 서천구 개발 사업에 똥물을 끼얹었다.

주건희의 얼굴을 봐서 조용히 넘어가줄 수도 있었지만 다음이 없을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일부러 주건희가 보는 앞에서 누가 갑인지 똑똑히 일깨워 주려고 했다.

이수용은 한 기업을 하루아침에 날려버릴 능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주건희의 얼굴에도 긴장감이 돌았다.

이대광은 이미 혼이 나간 상태였다.

이수용만 흐뭇한 눈을 하고 천도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능력이 그를 지금 이 자리까지 올렸다면 앞으로 더 올라가기 위해서는 과감한 결단력도 필요했다. 우유부단한 오너는 회사를 이끌고 성장할 수 없다.

그는 이미 천도준을 의성의 후계자로 생각하고 있었다. 가문의 수장이 되려면 이 정도 배짱은 있어야 했다.

의성의 오너 일가는 하나 같이 늑대처럼 교활하고 포악한 사람들이었다.

만약 천도준이 우유부단하고 정에 휩쓸리는 성격을 가졌다면 아무리 괜찮은 업적을 이루어냈다고 할지라도 절대 후계자로 인정받을 수 없었다.

그리고 천도준은 그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걱정 말아요, 천 대표. 이 녀석은 내가 돌아가서 잘 가르치겠습니다. 다음에 또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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