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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상대는 그를 구경만 하러 온 진상 손님 취급하고 있었다.

그래서 기본적인 예의도 지킬 생각이 없는 듯했다.

천도준은 여직원에게 따지는 대신, 느긋하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자리를 뜨려는 장유민을 불러세웠다.

“여기 소개 좀 해주실 수 있나요?”

장유민이 티가 나게 인상을 썼다.

이대광 믿고 어떻게든 실적을 채워보려고 했는데 믿던 이대광이 추락하면서 모든 노력이 헛수고가 되어버렸다.

팀장이 자신을 이런 고객이나 접대하라고 보낸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차피 사지도 않을 거면서 소개가 왜 필요한 걸까?

하지만 팀장이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기에 결국 불쾌한 얼굴로 천도준의 앞으로 다가갔다.

“손님의 요구사항을 말씀해 주시면 그에 맞는 상품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아주 불쾌했지만 팀장이 보고 있는 데서 손님한테 너무 무례하게 대할 수는 없었다.

그랬다가는 당장 짐 싸서 집으로 돌아가야 할 판이었다.

“좀 큰 집을 원합니다.”

천도준이 말했다.

장유민은 티 안 나게 그를 흘겨보았다. 천문동 분양 센터까지 와서 큰집을 요구하다니! 대체 주제파악을 모르는 사람인가?

그녀는 길게 심호흡하고 짜증을 참으며 가장 저렴한 단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모델 하우스 사진을 보여주며 말했다.

“300평, 여기서 가장 작은 별장 면적이 300평이에요.”

진심으로 접대할 생각은 아니었다. 이 정도 말해줬으면 천도준이 포기하고 물러갈 줄 알았다.

매매가를 들으면 일반인은 겁 먹고 도망갈 가격이었다. 빨리 이 손님을 보내버리고 다른 고객을 기다리는 게 서로에게 좋았다.

천도준은 그녀가 가리킨 모델 하우스를 바라보며 웃음이 나왔다.

그는 웃음기를 거두고 장유민을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

“가장 작은 별장이라… 그쪽은 한국말을 잘 못 알아듣는 것 같군요.”

그의 불만에 장유민도 가소롭다는 그에게 말했다.

“3백 평짜리 별장도 최소 수십억은 해요. 구매할 실력도 없으면서 서로 시간 낭비하지 말자는 얘기예요.”

“지금 뭐라고 했어요?”

천도준 입가에 미소가 진해졌다. 그는 싸늘한 눈빛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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