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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주건희는 호탕하게 웃으며 둘에게 자리를 권했다.

원래대로라면 가장 연장자인 이수용이 상석에 앉아야 하지만 어쩐 일인지, 노인은 상석을 비워두고 옆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리고 천도준에게 상석을 권했다.

그 모습을 본 주 회장마저도 당황함을 금치 못했다.

다시 천도준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는 말할 수 없는 착잡함이 담겨 있었다.

자리에 앉은 뒤, 주건희는 싸늘한 시선으로 이대광을 바라보며 말했다.

“처남, 아까 내가 했던 말 잊지 않았지?”

이대광은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가 천도준을 극진히 모신다? 그건 자존심 상 절대 불가능했다.

집에서도 자기 멋대로 하면서 자란 그는 매형의 근엄한 모습에도 전혀 겁먹지 않았다.

“뭐를요? 설마 나한테 옛 부하직원에게 술이라도 따르라는 겁니까? 전에 내가 정태 대표로 있을 때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애송이였다고요!”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별실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주건희는 눈을 부릅뜨고 씩씩거리며 처남을 노려보았다.

쾅!

그리고 힘껏 테이블을 치며 이를 갈았다.

“이대광, 그 말 다시 한번 해봐. 나 네 매형이야.”

이대광은 여전히 목을 뻣뻣하게 쳐들고 소리쳤다.

“그래서요? 내가 당장 누나한테 전화하면 쩔쩔맬 거면서!”

주건희는 순간 울컥하며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

외부에서는 성공한 기업인이라고 추앙 받는 그였지만 집에서는 마누라 눈치만 보며 사는 평범한 남편에 지나지 않았다. 그는 남자는 당연히 여자에게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와이프의 동생인 이대광도 누나 덕분에 회사에서 40살까지 놀고 먹었다.

처남을 이 자리까지 데리고 나와서 직접 사과를 하게 하려는 것도 결국엔 처남을 위한 일이었다.

이수용은 그가 커버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하지만 눈치 없는 이대광은 그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천도준은 담담한 얼굴로 상석에 앉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이대광의 반응은 그 역시 예상했던 대로였다.

하지만 잔뜩 화가 난 주건희를 보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주 회장 와이프도 친정 식구들만 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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