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9화

전화를 끊은 이대광은 피식거리며 핸드폰을 소파에 던졌다.

“자식, 잘난 척하는 건 여전하네? 언제까지 웃나 두고 보자.”

서천구 입주민들의 난동은 그의 작품이었다.

이대광에게 천도준은 여전히 과거에 그의 앞에서 납작 엎드리던 부하직원에 불과했다.

누군가의 도움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절대 천도준이 자신의 위에서 노는 걸 두고 볼 수 없었다.

게다가 지난번에 클럽 근처의 골목에서 천도준에게 맞은 것이 아직도 뼈가 아팠다.

매형이라는 든든한 후원자도 있는데 복수를 포기할 이유가 없었다.

천도준에게도 조력자가 있는 걸 알지만 그 조력자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한들 자신의 매형보다 든든할까?

“오빠, 무슨 일이야?”

짙은 화장을 한 여자가 이대광의 품을 파고들며 물었다.

이대광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의기양양하게 대꾸했다.

“키우던 개가 한 마리 있는데 자기가 사람이 된 줄 알잖아. 웃기지 않아?”

여자는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이대광의 가슴팍에 원을 그리며 애교를 부렸다.

“오빠….”

이대광의 얼굴에서 싸늘한 기운이 사라지고 음흉한 미소가 피어났다.

한편, 전화를 끊은 천도준은 이수용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대광 혼자 한 짓이라면 그는 얼마든지 놈을 응징할 방법이 있었다.

하지만 이대광의 매형에 대해서는 차마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는 천도준의 능력을 높게 사서 3년 만에 천도준을 부장의 자리까지 올린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라면 이대광이 친 사고를 계속해서 수습해 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 사람을 이 판에서 완전히 빠지게 만들어야 속 좁은 이대광이 자꾸 시비를 걸어오는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

지난번에 이수용이 단 몇 분만에 정태건설을 인수할 수 있었다는 건 둘이 아는 사이일 가능성이 컸다.

잠시 후, 이수용에게서 연락이 왔다. 오늘 밤 여덟 시에 리빙턴 호텔에서 보자는 내용이었다.

천도준은 흔쾌히 나가겠다고 했지만 사실 속은 착잡하기 그지없었다.

옛 상사가 이 도시에서 가진 힘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었다. 이수용이 중간에 끼지 않았더라면 그는 혼자서 상사를 만날 기회조차 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