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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나이 든 엄마가 기억을 못한다고 어찌 입에 침도 안 바르고 저런 거짓말을 할까?

이난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려 박유리에게 말했다.

“유리 씨, 차 좀 타줘.”

“네, 아줌마.”

박유리는 고청하에게 차를 내어주고 과일을 가지고 밖으로 나갔다.

천도준은 센스 있고 부지런한 그녀의 모습을 보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반면 고청하는 박유리를 보고 살짝 인상을 썼다.

하지만 잠깐이었고 그녀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이난희의 손을 잡고 대화를 나눴다.

천도준은 대화에 끼지 않고 조용히 자리를 지켰다.

잠시 후, 박유리가 씻은 과일을 가지고 돌아왔다.

세 여자가 모이자 화제가 끊이지 않았다.

고청하는 직접 사과를 깎아 먹기 좋게 잘라서는 이난희의 입에 넣어주기까지 했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났다.

시간이 너무 늦었기에 천도준은 이만 돌아가자고 했다.

고청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웃으며 이난희와 인사를 나누었다.

“그럼 일찍 쉬어요, 아줌마. 나중에 시간 나면 종종 보러 올게요.”

“그래, 그래.”

고개를 끄덕인 이난희가 천도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도준아, 날도 어두워졌는데 청하 집까지 꼭 바래다줘.”

“알겠어요, 엄마.”

천도준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고청하와 병실을 나온 뒤, 궁금증을 참지 못한 천도준이 물었다.

“아까는 왜 나랑 동창이란 말을 안 했어? 너 결혼식에 들러리까지 섰잖아.”

“넌 이게 문제야.”

고청하가 천도준을 힐끗 노려보고는 말했다.

“아줌마는 지금 무조건 안정을 취해야 해. 내가 거기서 저 도준이 결혼식 때 들러리 섰다고 대답하면 아줌마가 또 안 좋은 기억을 떠올리게 될 거잖아.”

천도준은 순간 당황했다.

아들인 그마저도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는데 고청하가 이렇게까지 세심할 줄은 몰랐다.

그가 잠깐 정신이 팔린 사이, 고청하가 묘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참, 아까는 실례인 것 같아서 안 물어봤는데… 아줌마 간호하는 그 여자분은 누구야?”

천도준이 덤덤히 말했다.

“엄마 간병인.”

“진짜 그게 다야?”

고청하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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