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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자재 협회에서 공공연히 정태건설을 저격하고 나섰다는 사실조차 그녀는 오기 직전에 알았다.

장학명은 그녀를 건너 뛰고 회사를 대표해서 그 협약에 사인한 것이다.

“장 부사장, 당신은 사내 규정을 어기고 사장인 내 동의 없이 사사로이 비 양심적인 협약에 사인했어요.”

장학명이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

“저희 혼자 빠지면 업계 다른 회사들의 연합 공세를 받을 겁니다. 영일이 이 도시에서 제일 공급상이라는 입지를 다졌더라도 합동 공세는 막을 수 없어요.”

잠시 주저하던 그는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 계약은 처음부터 일방적으로 정태건설에게만 유리한 계약이었어요. 동종 업계의 공분을 충분히 살만한 일이었고요. 그래서 그 계약을 파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지금 내가 세 살 먹은 애로 보여요?”

고청하는 치미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계약서에 다 사인했는데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해요? 영일에서 정태건설 좀 밀어주면 뭐가 어때서요? 정태건설 자체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예요. 모든 공급 업체가 합세해서 정태건설을 저격하고 있는데 대체 배후에 뭐가 있는 건가요?”

그녀는 이가 갈리고 손발이 떨렸다.

고청하는 순진하고 멍청한 재벌 공주님이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엘리트 교육을 받았고 해외에서 유학하면서도 공부에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런 그녀에게 장학명의 알량한 거짓말은 통하지 않았다.

그녀는 처음부터 천도준을 돕겠다는 일념으로 귀국했다. 회사에 조금 손실이 나더라도 상관없었다.

그런데 돕겠다고 나선 결과가 이런 것일 줄은 몰랐다.

장학명이 살짝 불쾌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고청하가 싸늘하게 말했다.

“누가 뒤에서 장난 치는 건지는 모르겠고 장 부사장이 그쪽에서 뭘 받았는지도 모르지만 당장 정태건설에 가서 사과하세요. 계약 파기는 없어요. 못 하겠으면 회사를 떠나세요.”

“고청하 씨!”

장학명이 분노한 듯 말했다.

“당신 미쳤어요? 영일자재가 입는 손실은 생각도 안 해요?”

“상관 없어요!”

고청하의 태도는 단호했다.

장학명이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

“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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