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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도로변으로 온 남지훈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는 아주 철저하게 김명덕에게 찍혀버렸다.

만약 예전의 그였다면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는 아주 평온하였다.

김명덕은 절대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 분명하였고 회사까지 그만둔 마당에 그는 굳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손을 들어 택시를 세웠고 곧장 병원으로 가려고 했다. 김명덕은 이미 자신의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아버지에게 해코지하고도 남을 사람이었다.

차에 올라타기도 전에 누군가가 남지훈의 어깨 위로 팔을 올렸다.

“우리 참 인연인가 봐. 이렇게 또다시 만나고.”

남지훈은 고개를 돌렸다. 그 사람은 바로 지난번에 우연히 길에서 만난 소한용이었다.

“여긴 어쩐 일이세요?”

남지훈은 소한용이 자꾸만 자신을 미행하고 있는 것 같아 미간을 찌푸렸다.

소한용이 밝게 웃으면서 말했다.

“왜? 내가 여기 있으니 이상해? 난 명덕 테크의 김명덕 사장이랑 같이 협력도 한 사이야. 그 새끼가 내 돈 몇십억을 빌려놓고 아직도 안 갚았거든! 그래서 난 오늘 돈 받으러 온 거야.”

“그럼, 아마 돌려받기 힘들 겁니다.”

남지훈이 계속 말했다.

“김명덕 그 새끼는 깍쟁이 중의 깍쟁이예요. 그런 사람한테서 돈을 받아내겠다고요? 그건 아주 불가능한 일입니다!”

“감히 내 돈을 안 갚겠다고! 걔가?”

소한용은 아주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남지훈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면 이것이 바로 사람과 사람차이의 차이인 것 같았다.

김명덕은 소한용의 돈을 한 푼도 빼돌릴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심지어 소한용은 김명덕을 손바닥에 쥐고 있었다!

그는 눈앞에 있는 소한용을 빤히 보았다. 그는 소한용도 범상치 않은 사람임을 눈치챘다.

생각에 잠기고 있었던 남지훈이 입을 열었다.

“지난번에 가르쳐주신 방법은 통하지 않는 것 같더군요. 김명덕은 애초에 와이프를 두려워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거든요. 그렇지 않다면 왜 불륜녀를 데리고 출근까지 하겠습니까.”

“어이, 친구.”

소한용은 남지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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