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훈과 소한용은 절대 연관이 없을 것이다.“명덕 오빠, 괜찮아요?”이효진은 소한용이 떠나고 나서야 김명덕에게 달려가 물었고 김명덕이 참고 있던 화를 이효진에게 퍼부었다.“괜찮냐고? 빌어먹을! 넌 눈이 없어? 내가 한용 도련님에게 하마터면 맞아 죽을 뻔한 거 못 봤어?”“명덕 오빠, 저희 그냥 경찰에 신고해요. 저렇게 건방진 한용 도련님에게 대가를 치르게 만들어야 되는 거 아닌 가요?”이효진이 몸을 잔뜩 움츠린 채, 조심스럽게 말하자 김명덕이 그녀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욕을 퍼부었다.“너 진짜 미친년 아니야? 머리에 벌레가 들었어? 경찰에 신고하자고? 한용 도련님이 어떤 사람인 줄은 알고 하는 말이야? 넌 경찰에 신고해서 합의금을 받아내려고 하는 거지? 빌어먹을! 돈밖에 모르는 게! 한용 도련님이 돈을 내 앞에 가져다 놔도 내가 그걸 가져갈 수 있을 거 같아? 신고를 해서 한용 도련님이 경찰에 잡힌다고 해도 며칠 가둘 수 있을 거 같아? 그러다가 나중에 나오면 그날로 난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되는 거라고!”신고를 하는 순간, 그에게 더욱 큰 폭풍우가 들이닥칠 거라는 것을 김명덕은 잘 알고 있었다. 더군다나 남지훈의 생사도 모르는 지금, 경찰이 찾아올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경찰에게 제 발로 찾아가서 신고를 하라니? 그건 죽으려고 환장한 거나 다름없었다.“저리 꺼져! 내가 한용 도련님과 연관된 사람을 건드린 적이 있는지 잘 생각해서 사과를 해야 돼! 안 그러면 다음에 만났을 때 또 얻어맞을 거 아니야!”화를 버럭 낸 김명덕은 최대한 기억을 되살리려고 노력했고 이효진은 아무 말도 못 하고 옆을 지켰다. 예전에 남지훈과 만날 때, 그는 이효진을 보물처럼 애지중지 소중히 대했는데 김명덕과 함께 하면서 그녀는 짐승보다 못한 대접을 받게 된 것이다.한편, 병원에서.아직 혼수 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한 남지훈은 의사가 상처를 소독할 때만 겨우 움찔하는 반응을 보였다.밤이 되자 잠시 들린 소한용을 더불어 소 씨 삼 형제가 떠났고 소연은 혹시라도 남지훈이
잠시 머릿속이 하얘진 뒤, 기억들이 파도 마냥 밀려왔고 회사 건물 앞에서 누군가가 휘두는 칼에 찔리고 난 뒤로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쥐 죽은 듯이 조용한 병실에는 아무도 없었고 고개를 들어 수액 병을 보고 있으니 영양제가 떨어지고 있는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으며 남지훈은 아직 살아있다는 안도감에 숨을 푹 내쉬었다.의식이 흐릿하던 순간, 남지훈은 자신이 죽을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며 자신의 목숨을 앗아가려는 여섯 명의 얼굴이 뇌리에 정확히 박혔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는 김명덕을 제외하고 누군가에게 밉보인 적이 없는데 대체 어떤 사람이 그의 목숨을 노린 것일까? 같은 업계를 종사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김명덕인가?남지훈이 깊은 생각에 빠져 있던 그때, 소연이 아침밥을 포장해서 병실로 돌아왔고 그녀를 본 순간 남지훈은 깜짝 놀란 얼굴이었다.문이 열리던 순간, 남지훈은 이현수 혹은 누나 남가현, 아니면 형제를 맺은 송태수일 수도 있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자신의 곁을 지킨 사람이 소연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그는 소연을 빤히 쳐다보았다. 살짝 번진 화장에 머리도 흐트러졌으며 얼굴은 심각할 정도로 초췌해 보였다.설마 밤새 잠도 못 잔 건가?“깼어?”소연은 그녀를 빤히 바라보는 남지훈을 보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밥을 내려놓고 급하게 호출 버튼을 누른 뒤 말을 이어갔다.“어디 아픈 데는 없어? 상처 안 아파? 배에는 아무 느낌도 없어? 간호사 호출했어. 이따가 의사를 불러서 제대로 검사해달라고 할게.”폭풍 질문을 하는 소연을 보며 남지훈은 더욱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소연이 왜 나를 저렇게 걱정하지? 엄청 도도한 사람 아니었나? 왜 소연이가 내 곁을 지키고 있지? 설마 어젯밤도 이 여자가 밤새 내 곁에 있었던 건가?’궁금한 점이 너무 많은 남지훈은 소연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조차 잊은 채 어떤 질문부터 할까 고민했고 소연이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깼으면 됐어. 어젯밤에 네 누나도 왔다가 열한 시가
“그리고 당분간 너무 매운 음식은 삼가시고 간이 약한 음식들을 드셔야 위장이 조금씩 적응할 겁니다. 또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 상처가 찢어질 수도 있으니 자제하시길 바랍니다.”소연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의사도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 환자는 병원 원장이 특별히 부탁한 환자였기에 혹시라도 무슨 문제가 생기면 그들은 그 책임을 질 수밖에 없었다.의사들이 떠나자 소연이 남지훈을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의사들이 하는 얘기 들었지? 난 너를 아이처럼 돌볼 생각이 전혀 없으니까 알아서 조심해!”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자 소연은 그제야 곁에 방치된 아침밥이 생각났고 밥이 식었을 거라고 확신한 남지훈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너무 오래 둬서 식었을 거 같은데.”소연이 자신을 위해서 아침조차 먹지 못한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밥이 식긴 했네. 얌전히 누워있어. 식당 가서 다시 사 올 테니까.”소연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하자 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고 소연은 코웃음을 치면서 뒤도 안 돌아본 채, 병실을 나섰다.잠시후 남가현이 병실로 들어왔고 그녀는 평소와 다르게 최대한 꾸민 듯한 모습이었다.“네 와이프는?”남가현의 물음에 흠칫하던 남지훈이 되물었다.“누나, 그 사람이 내 와이프인 걸 알아?”“어떻게 몰라? 지훈아, 너 이제 팔자가 핀 거야. 이효진 그 여자를 떠나고 네 팔자가 좋아진 거야. 어제 네가 병원에 실려왔을 때 네 와이프가 먼저 병원에 왔어. 난 네 와이프 전화를 받고 네가 사고가 난 걸 알게 된 거야. 둘 사이가 좋아 보이네. 근데 어떻게 지금까지 그렇게 예쁜 와이프가 있다는 걸 누나한테 숨길 수 있어! 어젯밤에 네 와이프가 눈물까지 흘렸단 말이야. 그리고 밤새 네 곁을 지켰어. 그 이효진보다 훨씬 나아!”남가현이 웃으며 대답하자 남지훈은 머릿속이 하얘졌다. ‘소연이 밤새 내 곁을 지킨 것도 모자라 눈물까지 흘렸다고? 이게 무슨 상황이지?’“지훈아, 무슨 멍을 그렇게 때려?”남가현이 물어보자 남지훈은 그제야
“현수 씨한테 연락해줘.”잠시 고민하던 남지훈이 입을 열었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현수를 제외하고는 알릴 사람이 없었으며 그룹 대표라 엄청 바쁠 송태수에게는 굳이 알리고 싶지 않았다.남지훈의 핸드폰을 열어 연락처를 확인한 소연은 그제야 그의 연락처에 저장된 사람이 몇 명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으며 다 해도 스무 명 정도밖에 없었다.자신을 포함해서 송태수, 이현수, 누나 남가현, 부모님, 그리고 누님이라는 사람과 기술자 몇 명 등이 다였다.소연은 이내 이현수의 연락처를 찾아 전화를 건 뒤, 남지현에게 건넸고 연결음이 두 번 정도 울리자 이현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지훈이 형, 아침부터 무슨 분부가 있어서 이렇게 전화까지 하셨어요?”“분부는 무슨, 제가 한동안 회사에 못 나갈 거 같아서 전화했어요.”남지훈이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하자 이현수가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지훈이 형, 무슨 일이에요?”지금 회사에 남지훈이 심각하게 필요한데 갑자기 못 나온다니?“어젯밤에 계약서를 회사로 가져갈 때 갑자기 여섯 명에게 둘러싸였어요. 베에 칼을 맞아서 죽다 살아났어요. 아직도 병원이거든요. 근데 그렇게 오래 지체되진 않을 거예요. 혹시 T 그룹에 무슨 상황이 발생하면 언제든 나한테 연락해요. 내가 송 대표님에게 전화할게요. S 그룹에는 아는 사람이 없으니까 신경 좀 많이 쓰고. 공사가 시작되려면 아직 며칠 남았으니까 그전까진 출근할 수 있을 거 같아요.”남지훈의 말에 이현수가 바로 대답했다.“지훈이 형, 회사 업무는 제가 잘 처리할게요. 걱정하지 말고 건강 잘 챙겨요. 기술 방면에서 직원들이 혹시 모르는 게 있으면 병원에 찾아가라고 할게요. 형 지금 어느 병원에 있어요? 제가 보러 갈게요.”남지훈은 이현수에게 알리면 당연히 병원에 찾아오겠다고 할 거라고 예상했기에 병원과 병실 위치를 그에게 알려주었고 통화가 끝나자 소연이 그를 보며 물었다.“송태수 씨한테는 연락 안 해?”“아니야, 바쁜 사람이야.”잠시 고민하던 남지훈이 고개를 저었고 가만히 생각해
경찰들은 여섯 명의 범인 사진을 남지훈에게 보여주었고 일일이 확인한 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이 사람들이 맞아요. 행동 대장은 이 사람이에요. 저에게 칼을 꽂은 것도 이 사람입니다.”남지훈이 그중 사진 한 장을 고르며 말하자 경찰 한 명이 그에게 물었다.“혹시 원한을 진 사람이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저희가 감시 카메라를 돌려봤는데 범인들이 이곳에서 한 시간 정도나 기다렸더라고요. 목표가 확실한 걸로 봐서는 원한 관계에 의한 범죄입니다.”“원한 관계요? 전 요즘 누구와 원한을 진 적이 없습니다. 유일하게 밉보인 사람은 명덕 테크 회사의 사장 김명덕 씨입니다. 그 사람을 제외하고는 생각나는 사람이 없습니다.”남지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하는 말에 두 경찰이 눈빛 교환을 하더니 한 경찰이 대꾸했다.“저희가 J 시 전체에 수배를 때렸습니다. 여섯 명의 범인들은 나타나는 순간, 바로 잡힐 겁니다. 그리고 말씀하셨던 김명덕이라는 사람은 이따가 저희가 조사를 해보겠습니다.”남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왠지 모르게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수배를 때렸다고? 내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는 거지?’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경찰들이 떠난 뒤에는 몸이 너무 힘들어서 그저 쉬고 싶은 생각뿐이었다.그렇게 병실은 또다시 조용해졌다.“저기… 회사 출근해야 하면 가보세요. 여긴 제가 지키고 있을 테니까 나중에 퇴근하고 와도 돼요.”남가현은 아직 소연의 이름을 몰랐기에 조심스럽게 부를 수밖에 없었고 소연은 그런 남가현을 보며 입을 열었다.“소연이라고 불러주세요. 회사에는 연차 신청했어요. 나중에 지훈이 상태가 좀 나아지면 그때 출근해도 돼요.”남가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소연의 행동이 지극히 정상적이었지만 이런 정상적인 일조차 귀찮아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으며 그중 한 명이 이효진이라는 생각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형님 조금만 더 계셔주면 안 될까요? 제 얼굴이… 너무 엉망이라서요!”소연이 가방에서 거울을 꺼내 자신의 얼굴을 쳐다보
남가현은 대체 어떤 사람이어야 이런 파운데이션을 쓸 수 있는지 감히 상상도 못할 정도였으며 파운데이션 하나만 해도 가격이 어마어마한데 나머지 화장품은 또 얼마나 비쌀까 듣기도 두려워서 묻지 못했다.이내 화장을 마친 소연이 고개를 돌려 남가현을 쳐다보며 말했다.“형님, 지금 하신 화장이 형님한테 별로 안 어울려요. 제가 한 번 봐드릴까요?”“내가 화장품을 안 가지고 와서요.”남가현이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하자 소연이 그녀를 거울 앞으로 끌어당기며 말했다.“괜찮아요! 제 꺼 쓰면 돼요! 일단은 눈썹부터 정리해 드릴게요!”소연이 눈썹 칼을 들고 남가현의 눈썹을 곱게 정리해 주었고 이 장면을 남지훈이 보았으면 아마 너무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을 것이다. 결벽증이 있는 소연이 자신의 화장품을 남가현에게 쓰다니.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한 시간 정도가 지나자 남가현은 아예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남가현은 화장품이 비싸고 좋기 때문에 효과가 좋은 거라고 여겼지만 남가현이 구매한 화장품들도 꽤 비싼 제품들이었기에 큰 차이는 없었으며 결과적으로는 화장의 수법이었다.“언니, 어때요?”소연은 남가현의 모습이 너무 마음에 들었기에 들뜬 목소리로 물었고 남가현은 거울 속의 자신을 보며 너무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으며 그녀는 자신이 이렇게 예쁜 줄 전혀 모르고 있었다.남가현은 얼굴을 가볍게 만지며 거울 속의 이 여자가 자신이 맞는지 의심까지 들었고 소연은 그런 남가현의 반응에 가볍게 미소를 보였으며 말하지 않아도 남가현의 대답을 알 것만 같았다.“형님, 여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늘 예쁜 모습을 유지해야 돼요. 그게 여자의 가장 값비싼 자본이에요! 이 아이브로우 펜슬 두 개는 선물로 드릴게요. 형님이 사용하고 계신 것보다 훨씬 쓰기 편할 거예요!”소연이 말을 하며 가방에서 아이브로우 펜슬 두 개를 꺼내 남가현에게 건넸고 남가현은 소연의 가방에 펜슬이 몇 개나 더 있는 걸 보고 그리 비싸진 않을 거라고 여겨 거절하지 않았다.소연은 남가현에게 자신만의 화장법을
“이건… 이건 친구가 선물로 준 거야. 당신도 카드 문자 못 받았잖아.”남가현이 입술을 꽉 깨문 채 설명했고 그녀도 두려웠다. 150만 원을 주고 아이브로우 펜슬을 두 개 사는 건 확실히 가정주부의 정상적인 소비는 아니었으며 집에 자산이 몇 천억이 있지 않은 이상, 돈을 이렇게 쓸 수는 없었다.“쳇! 친구는 무슨? 어떤 친구가 이렇게 비싼 선물을 줘? 그것도 두개 씩이나!”신정우는 기분이 언짢았으며 남자가 아닌 이상 이런 선물을 줄 리가 없기에 남가현이 바람이라도 피우는 게 아닌지 의심됐다. 그런데 150만 원씩이나 주고 아이브로우 두 개를 선물하다니. 그 남자가 신정우보다 통이 큰 건 확실했다.“맞아! 나에게 남자가 생겼고 나한테 엄청 잘해줘! 화장품 회사의 대표야! 봤지? 이 화장도 그 남자가 해준 거야! 아이브로우도 그 남자가 선물해 줬어! 왜? 질투나? 신정우, 당신은 나한테 뭘 선물해 준 적이 있어? 집 살 때도 내가 돈 보탰고 인테리어에도 돈을 보탰어. 근데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에 당신이 나한테 뭘 해줬는데? 날 독수공방 시켰잖아? 그 남자는 당신보다 나한테 훨씬 잘해!”남가현이 이를 악물고 언성을 높이자 신정우는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어쩐지 요즘 화장에 신경 쓰고 70만 원이나 넘는 아이브로우를 쓴다 했더니, 부자를 만난 것이었다!자신의 생각에 확신이 생기자 신정우는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으며 자신은 바람을 피우고 여자를 만날 수 있지만 남가현은 절대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순간, 신정우가 주먹을 꽉 쥐었다.“왜? 나 때리려고? 한 번 때려봐! 내가 목숨 걸고 너랑 싸울 거야! 내 몸에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저녁에 당신 자고 있을 때 칼로 찔러 버릴 거야! 그래도 안 죽으면 평생 너 고개도 못 들고 다니게 아주 제대로 창피를 줄 거야!”남가현이 신정우를 보며 차갑고 단호하게 말하자 신정우는 화를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가 남가현에게 손찌검을 하는 순간, 모든 것이 산산조각이 날 것이기에 그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했다.
“아빠, 지훈이랑 이효진 그 여자는 진작에 헤어졌어요. 지금 와이프가 사람도 좋고 이효진 그 여자보다는 천 배 나아요!”남가현이 웃으며 대답하자 남용걸이 술을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그놈이 이효진 그 여자와 헤어지자마자 다른 사람과 결혼한 걸로 봐서는 이효진과 만나고 있을 때부터 바람피우고 있었던 거야. 시간 나면 네가 지훈이 좀 불러와. 내가 한마디 해야겠어!”남가현은 자신의 말을 이상하게 해석하는 남용걸을 보며 할 말을 잃었다.“아빠, 이건 지훈이 탓이 아니에요! 따로 사정이 있어요. 나중에 상황이 정리되고 적당한 때에 말씀드릴게요. 아무튼 지훈이는 그럴 애 아니에요.”남가현은 자신의 아버지가 개인 병실을 쓸 수 있었던 건 소연 덕분이라고 확신했으며 소연이 지금 당장 부모님을 만나지 못하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여겼다.더군다나 소연은 남지훈까지 속이고 비밀을 지켜달라고 했으니 절대적으로 입을 꾹 다물고 있어야 했다. 혹시라도 말을 흘리게 되면 나중에 소연과 사이가 어색해질 것 같았다.“젊은 사람들이 대체 맨날 뭐 하고 다니는지 거참 이해가 안 되네!”남용걸이 불만을 표현했지만 남가현은 그저 웃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소연이 무슨 이유로 부모님을 만나지 못하고 남지훈까지 속이는지 알지 못했지만 남지훈에게 잘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한편, 병원.잠에서 깬 남지훈은 상처에서 여전히 통증이 느껴졌다. 조용한 병실에는 소연이 가만히 앉아 문서를 처리하고 있었고 남지훈은 그런 그녀를 지그시 지켜보았다.한참 뒤, 한숨을 푹 내쉬던 그녀가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정말 깎아버릴 거예요? 손실이 어마어마할 겁니다. 그래요. 어쨌든 이 일은 제 탓입니다. 이런 예상 밖의 상황이 생길 줄은 몰랐어요. 그럼 깎으세요. 며칠 뒤 제가 회사로 나가면 그때 회의를 열어 결정하죠.”전화를 끊은 소연은 기분이 씁쓸했다. 결국 소 씨 가문은 송 씨 가문의 땅을 받지 못했으며 송태수는 소 씨 가문이 J 시 성진구에서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