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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남지훈이 이곳에 들어왔을 때, 부엌에 바퀴벌레 한 마리 없는 걸 보니 소연은 집에서 밥을 해 본 적이 없는 게 분명했다.

“까짓거 이렇게 볶고 저렇게 지지고 조미료 때려 넣으면 먹을 수 있는 거 아니야?”

소연이 말했다.

“들어가 쉬어. 다 하면 부를 테니까.”

‘그래도 여자니까 간단한 볶음 요리는 괜찮겠지?’

하지만 이내 그는 알게 되었다.

몇 분도 안 되는 사이 부엌은 이미 난장판이 되었고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요리가 타버렸다!

그것도 어이가 없을 정도로 타버렸다! 아니, 아직도 타고 있다!

“콜록, 콜록!”

소연은 연신 기침하며 부엌에서 도망쳤다.

다행히 남지훈이 제꺽 부엌에 달려 들어가 솥에 솥뚜껑을 닫았고, 솥에서 타오르던 불은 그제야 점차 꺼지기 시작했다.

난장판이 된 부엌을 보며 남지훈은 어이가 없었다.

“그냥 내가 할게.”

소연은 혀를 내밀더니 말했다.

“나 처음이라 그래. 네가 이해해!”

남지훈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아무리 봐도 소연은 부잣집 아가씨 같았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처음이라는 말도 설명이 된다.

남지훈은 앞치마를 두르고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시간 뒤, 남지훈은 멘탈이 깨져버렸다!

남지훈이 부엌에서 나오자 소연은 다급히 몸을 일으켰다.

“다 됐어? 나 좀 배고파.”

남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연은 남지훈이 힘들어서 그런 줄 알았다. 아무래도 회복된 지 얼마 안 됐으니 말이다.

그녀는 부엌으로 들어가 남지훈의 요리를 들고나와 식탁에 놓았다.

“빨리 먹자.”

“저기요, 아가씨.”

남지훈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은 그냥 배달시키자.”

그러더니 휴대폰을 들어 배달 앱을 열었다.

소연은 의아했다.

“왜 배달시켜? 기껏 다 해놓고, 맛있어 보이는데.”

남지훈은 눈을 희번덕거리며 말했다.

“이것만 먹을 수 없잖아. 밥은 먹어야지. 너 밥솥 볼래?”

밥솥을 열고 확인한 소연은 두 눈을 의심했다.

물과 쌀이 선명하게 갈라져 있다!

어쩐지 남지훈이 배달을 시키겠다고 하더니, 밥솥에 온도도 올라가지 않았다.

그녀는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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