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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처음인 해명

윤이건의 낮은 목소리 때문인지 아니면 너무 충격적인 내용의 말을 들어서인지 이진의 손 힘은 풀리고, 베개는 땅에 떨어지고, 그녀는 눈을 깜빡거리며 아직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한 듯 하였다.

“그 말 무슨 뜻이예요?”

비록 지금 윤이건과 같은 집에서 살고 있다만 아까 이 사람의 말과 그 말투, 웬지 이상하고, 심지어 섬뜩하기도 하였다.

윤이건을 보고, 또 정희를 보았다. 모두 그녀의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진은 허리를 굽혀 바닥에 떨어진 베개를 주워 두드리며 감정을 숨기려 했다.

“먼저 돌아가세요. 저는 정희를 돌봐야 해서요.”

“아니야, 필요없어. 게다가 방금 간호원까지 불렀잖아. 걱정 마.”

정희의 말에 이진은 이 계집애가 도대체 누구 편의 사람인지 의심하였다.

“니가 계속 여기에 있으면 정희 씨도 아마 제대로 쉴 수 없을 거야.”

윤이건이 이렇게 말할 줄을 생각지 못한 정희는 그 자리에서 웃어버렸다.

그리고 이진은 그닥 좋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

“윤이건 씨, 그 말 무슨 뜻이죠…….”

“아무것도 아니야, 너 지난번 나랑 결혼얘기 하려던거 아니였어?”

이유를 듣고 이진은 안심해졌다. 자신을 설득할 수 있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옷을 대충 정리한 후에 떠날 준비를 할 때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은 이진은 정희에게 주의해야 할 것들을 반복하였다.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이에 정희도 어처구니없어 하였다.

그리고 그 동안 윤이건은 계속 옆에 서 있었다.

귀찮아 하지 않고 계속 되풀이하는 이진의 모습을 보면서 그의 눈동자는 점차 따뜻해졌다.

이진의 그 메시지, 그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어쩌면 조금 신경쓰이기도 하였다.

아마도 원래 위엄있고, 또 온윤해야 하는 그녀가 그런 필연적인 복수라는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생각치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점 알아갈 수록 이해도 쉬워졌다.

그 복수에는 아마 전제가 있을 것이다. 상처를 입었거나 많이 다쳤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비서가 운전하고, 윤이건은 뒤좌석에서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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