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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부인을 위한 것인데 뭐 어때

계약 일이 끝난 뒤어야 윤이건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을 정했으니 남은 것은 쟁취 뿐이다.

그리고 이 결정이 초래한 결과는 바로 윤이건의 각종 호의이다.

다만 어처구니없을 때가 많다.

어느날 아침, 두 사람은 식탁에서 아침을 먹은 뒤 이진은 외투와 서류를 가지러 방으로 돌아갔다.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갈 때 윤이건은 보이지 않았다.

원래 이진은 윤이건이 회사에 갔을 거라고 생각하고 외투를 입고 밖으로 나갔는데 문을 열자 생각밖으로 거기에 윤이건이 서 있었다.

옷차림을 단정히 한 뒤 반쪽 몸을 차에 기대고 머리를 숙여 소매 단추를 묶고 있었다.

“여기서 뭐하는 거예요?”

“태워다 줄게.”

윤이건은 천천히 고개를 들고 눈빛에는 웃음기를 띠었다.

“태, 태워다 준다구요?”

이진은 천천히 그 말을 다시 한 번 반복하였다. 그녀에게는 이 소식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어젯밤 입구에 배달된 사과, 오늘 아침에는 계란버터를 썰어주고, 지금은 운전기사?’

“그래, 왜? 자격미달이야?”

그럴듯 고개를 끄덕이며 재삼 확인하는 윤이건을 보고 이진은 바로 웃어버렸다.

“제가 어찌 감히, 그저 좀 당황해서요. 오늘 아침 길은 천금가치이네요.”

윤이건은 이진이가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들었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반대로 말해 이전 이진은 냉냉한 태도에 비해 지금은 농담도 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말하는 사이에 윤이건은 이미 조수석의 위치로 돌아가 허리를 살짝 굽혀 차문을 열었다.

입가에 웃음기를 띠고 말없이 팔을 구부려 초대하는 자세를 취했다.

지금 이진은 온 몸에 닭살 돋은 기분이다.

만약 회사 대표의 이런 모습을 YS 그룹 직원들이 보았다면 아마 반년차 병가도 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이 남자의 이런 모습은 그녀를 위한 것이고 결혼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조수석으로 앉은 이진의 표정은 약간 복잡했다.

윤이건도 이진의 다소 복잡한 눈빛에 주의를 기울였다.

낯설음과 갈등은 하루에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윤이건도 잘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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