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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일찌감치

“야!”

정희는 초조해하며 앞으로 달려들어 핸드폰을 빼앗았다. 얼굴도 점점 붉어졌다.

그러나 이진은 그대로 전화를 걸어버렸다.

연결된 순간 정희의 목소리가 전화를 너머 민시우의 귀에 또렷이 들려왔다.

“정희 씨?”

잠시 멍하니 있던 시우는 머리를 숙이고 이진에게서 온 전화임을 확인하고 재빨리 반응했다.

“아까 정희 씨 목소리 맞죠, 지금 같이 있나요?”

“어딘 가요? 정희 씨한테 전화 좀 바꿔주세요, 제가 오전 내내 찾았어요, 정말 미칠 것 같아요!”

사실이다. 굳이 눈으로 보지 않아도 전화 너머로 시우가 얼마나 조급했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아니더라도 술 깨고 보니 옆 사람이 사라졌는데 조급해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시우는 뭘 또 떠올리고 손을 들어 머리카락을 움켜잡았다.

“정희가 또 뭐라고 얘기했나요? 혹시 기념일 때문에 화나서 숨은 거라면…… 어쨌든 다 내 잘못이예요. 계약 때문에 중요한 날을 잊어버리는 게 아니었어요, 일단 전화 바꿔주세요, 제가 해명할게요, 숨어버리지만 않는다면 욕하든 때리든 다 들어주겠다고 전해줘요.”

시우는 의심할 여지 없이 자신의 자세를 낮추어 용서를 빌었다.

더 이상 예전의 세상 물정을 모르는 바람둥이가 아니다.

구경꾼인 이진도 놀랬는데 하물며 정희는 말할 것도 없이 매우 놀랐다.

이진은 정희 눈에 스쳐간 흔들림을 포착하고, 눈을 가늘게 뜨고 핸드폰을 내밀며 낮은 소리로 정희를 놀렸다.

“다 들었지? 받을 거야?”

받을 건지 아닌지 확실히 어려운 선택이다.

시우를 이렇게 쉽게 용서하면 지금까지 헛걸음한 셈이다.

“안 받을 거야!”

정희는 이를 악물고는 마음을 다잡고, 시선을 피해 두 손으로 귀를 가렸다.

이진은 어쩔 수 없이 핸드폰을 잡고 다시 귓가에 갖다 댔다.

“여기 빙고커피예요.”

긍정적인 응답을 받고 이진는 전화를 끊었다.

옆에서 똑똑히 들은 정희가 또 한 번 화를 냈다.

“야!”

“적당히 하시지.”

이진은 핸드폰을 거두고, 싸늘하게 정희를 힐끗 쳐다보더니 퉁명스럽게 말했다.

“내가 모를 줄 알아, 너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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