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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미끼에 고기가 걸렸다

신원테크놀로지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뛰어난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유해 본인의 소심함 덕분도 있었다.

유해는 자기 체면을 목숨처럼 아끼는 사람이라 동의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명백히 거절하지도 않았다.

의심할 여지없이 유해의 태도는 원래 협력 문제를 반드시 성사시키겠다고 했던 이영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하마터면 욕설을 퍼붓을 번 하였다.

“대표님, 우리…….”

“이영 씨, 저 지금 일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 할 것 같네요, 다음 기회에 얘기합시다.”

아주 얼버무린 한마디가 떨어지자 이영은 다시 입을 열려고 했지만 전화는 그렇게 끊겨버렸다.

그녀의 완벽한 표정은 갈래갈래 찢겨 졌고, 남보란 듯이 핸드폰을 벽에 세게 뿌리쳤다.

‘내가 직접 전화를 걸었는데 이렇게 날 대해?’

AMC의 대표사무실, 사무실에 들어간 임만만은 업무를 보고하는 프로젝트 매니저가 떠난 후에야 앞으로 걸어 나왔다.

“대표님, 예상대로 이영 쪽에서 신원테크놀로지 유해 대표와 연락하였습니다. 근데 유해 대표가 관심이 없는 모양입니다.”

GN그룹 손실을 만회했다고 하나 얼마 전 주식 시장이 폭락한 것은 여전히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기태의 딸로서 이영도 당연히 신중하게 선택받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이진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예상 그대로의 시나리오이다.

이미 결정을 내린 이상 앞으로 일어날 일은 모두 그녀의 예상 밖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지금 미끼에 고개가 걸렸으니 더더욱 장대를 걷을 이유가 없었다.

이진은 나른하게 기대어 앉아 무심코 입꼬리를 올렸다.

“소식 내보내, 신원테크놀로지 내가 관심 두고 있는 프로젝트라 누가 감히 손대면 AMC와 맞서는 거라고.”

이영의 성격에 이런 자극이 제격이다.

유해한테 체면이 깔려 마음이 흔들리겠지만 이 소식에 반드시 유해 이 ‘대’를 꽉 물고 끝까지 그녀와 맞설 것이 틀림없다.

이진의 이영의 마음을 완전히 읽은 셈이다.

그날 오후, 이진은 일부러 정임이 보고할 때 전화에 불려가는 척하며 사무실을 떠났다. 정임이 움직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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