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68화 실을 길게 풀어 대어를 낚다

이진의 고집은 그 누구도 꺾을 수 없었다. 게다가 윤이건은 지금 그녀의 의심 대상이기도 하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갈 길은 하나밖에 없다.

이건의 눈동자가 짙어지더니 이진의 냉담함을 외면하고, 얇은 입술을 살짝 꼬이며 그녀에게 가까이하였다.

“여보, 내가 회사로 데려다 줄까?”

‘이 뜬금없는 여보는 뭐야?’

이진은 이상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이건의 깊은 뜻을 재빨리 깨달았다.

‘웃기고 있네, 내가 그렇게 쉬워 보여?’

이진의 서늘한 눈망울이 그의 얼굴을 스쳤다. 먹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저 같은 하찮은 사람이 어찌 대표님을 귀찮게 하겠습니까? 제가 컴퓨터를 해킹해 회사 핵심자료를 훔치는 거 두렵지 않으세요?”

이진은 사무실에서 컴퓨터 검색을 막은 사건을 그에게 일깨워주었다.

이건은 목이 메며 배서준 행방을 숨긴 일에 대해 아주 후회했다. 노출은 두렵지 않으나 이것으로 아내를 잃어버린다면…….

만분의 일의 가능성이라고 해도 그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해버려야 했다.

차분하고 힘 있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 잘못이야, 막지 말아야 했어, 아니면 나랑 같이 회사에 가자, 컴퓨터 안에 있는 거 원하는 대로 조사해도 괜찮아.”

이건은 태연하게 말했다. 모르는 사람은 아마 그녀가 무리하게 소란을 피우고 일부러 트집을 잡는 줄로 알 것이다.

이진은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지금 이런 말 하는 거 너무 늦었다고 생각되지 않아요?”

‘누구를 바보로 생각하나.’

한 시간이나 지났는데 정말 뭔가 있다고 해도 일찌감치 깨끗하게 삭제했을 것이다. 지금 가서 조사하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었다.

이진은 불쾌하게 그를 노려보았다. 두 사람 사이를 감도는 분위기가 점점 타들어갔다.

이때 핸드폰 벨 소리가 이 침묵을 깼다.

누구 전화인지 확인하고 이진은 이건을 경계하며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리고 따라오지 않자 차에 들어가 전화를 받았다.

며칠 동안 지켜보다가 원기를 회복한 이기태는 참지 못하고 공공연히 떠들어대며 AMC와 맞서려고 할 뿐만 아니라 AMC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