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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8화 별장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마

[경솔하게 움직이지 마.]

이진은 머리가 아프다는 듯 승연을 막았다. 상대방이 이진의 신분을 대놓고 사칭할 정도로 뻔뻔하다면 분명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정체는 불분명했기에 혼자서는 그들을 상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서둘러 손을 대다가 오히려 증거를 남길 수 있다.

이진은 잠시 고민한 뒤 결심했다.

[비밀리에 감시해. 내가 최대한 빨리 돌아가 해결하게.]

어차피 현장 조사는 거의 끝났다.

나머지는 전문가들이 이진 대신 완성할 것이다.

핸드폰을 접은 이진은 즉시 임만만에게 짐을 싸서 돌아가자고 신호를 보냈다.

원래 계획은 별장으로 돌아가 상처를 간단히 치료해 윤이건의 걱정과 집요한 질문을 피하려 했으나 상황이 상황인지라 어쩔 수 없었다. 윤이건이 낮에도 회사에 없으니 이진의 팔꿈치 상처는 적나라하게 윤이건에게 들킬 것이다.

이윽고 두 사람이 눈을 마주친 순간 윤이건의 얼굴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이건 씨…….”

이진은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애교 섞인 말을 입에 담기도 전에 윤이건이 이진을 들어 소파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눈에 들어온 것은 분노를 담은 윤이건의 시선이었다.

윤이건은 성큼성큼 나가 구급 상자를 가져왔다. 물론 부드럽게 이진의 손목을 잡았지만 말투는 극도로 불쾌함을 드러냈다.

“아니 조사하러 가서 다치다니, 이진 씨, 솔직히 말해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작은 상처가 윤이건을 이토록 긴장시킬 줄이야.’

만약 이진이 지금 윤이건에게 자신의 상처가 브레이크가 고장 난 탓에 급하게 피하다가 차 문에 부딪혀 생긴 것이라고 말한다면 큰일로 번질 것이다.

이진은 이 주제에 대해 어떠한 의견도 발표하지 않았다. 그녀는 윤이건의 팔을 흔들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건을 달랬다.

“화내지 마세요, 제 잘못이에요. 상처를 치료할 새도 없이 당신이 보고 싶은 걸 어째요? 한 번만 용서해 줘요.”

“이번 한 번 용서해 주면 다음에는요?”

윤이건은 마음이 약해졌지만 여전히 단호했다.

윤이건은 무심한 태도로 이진의 곁에 앉아 상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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